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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5 주일/ 생명을 불어넣는 연민의 마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04 조회수1,225 추천수5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10주일 루카 7,11-17(16.6.5)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



Christ Raises the Son of the Widow of Nain





생명을 불어넣는 연민의 마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을 가진 나인이라는 도시로 들어가십니다. 그런데 펼쳐진 풍경은 과부의 외아들의 슬픈 장례행렬이었습니다. 성경에서 과부는 고아와 이방인과 더불어 의지할 데도 없고 가난한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과부는 마지막 남은 외아들마저 떠나보내는 심정은 극도의 슬픔과 절망감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당시 가장 불쌍한 과부가 아들마저 잃은 비참한 상황이 벌어지자 즉시 예수님의 눈길이 큰 무리 중에 있는 그녀에게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과 ‘과부의 비통함’이 만납니다.

예수님께서 지니신 ‘가엾은 마음’은 말의 뿌리는 ‘자궁’입니다. 자궁은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생명의 자리이고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여백입니다. 생명을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하나되어가는 계기이며 생명을 기르는 고귀한 사랑의 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생명을 품듯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이요, 생명을 키우는 지극한 사랑입니다. 그저 다른 이의 처지를 일시적으로 안타깝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의 호흡 안에서 함께 아파하고, 통째로 사랑으로 품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슬픔에 잠겨 있는 과부에게 ‘울지 마라’ 하고 말씀하시며 그녀를 따뜻한 사랑으로 위로하십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는 ‘관에 손을 대십니다.’(7,14).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은 죽은 사람이나 관을 만질 경우 이레 동안 부정하게 된다는 율법을 뛰어넘어 가장 비통한 이에게 위로를 주고 죽은 목숨에 숨을 불어넣으심으로써 희망을 주셨습니다.

“젊은이야, 일어나라.”(7,14) 하고 말씀하시자 그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7,7,14-15). 예수님께서는 ‘주님’으로서 군중 앞에서 드러내놓고 당신의 권능으로 그를 되살리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아들을 어머니에게 돌려주십니다(7,15).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슬픔 대신 기쁨을 절망 대신 희망을, 죽음 대신 생명을 되돌려주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가장 불쌍하고, 가장 비통해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무엇보다도 먼저 챙기고 중요하게 여기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분께서 지니셨던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품고 슬퍼하는 이, 고통 받는 이, 절망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다가감으로써 그들의 위로와 희망과 생명의 빛이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비록 나에게 그런 ‘가엾은 마음’이 일지 않는다 해도 늘 우리의 고통에 함께 해주시는 예수님이 계심을 믿고 힘을 내야겠지요. 늘 죽음을 대면하고, 또 언제 어떤 슬픔과 아픔이 다가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서로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그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도록 힘쓰는 사랑의 사람이 될 때 우리 모두 기쁘게 생명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겠지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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