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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영균 끌레멘스신부님(스페인 라바날 델 까미노 성 베네딕도회)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07 조회수1,1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제1독서

<주님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대로, 단지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았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7,7-16 

 

복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3-16


 


연중 제10주간 화요일(2016년 06월 07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보이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립니다. 너도 나도 몰려갑니다. 자신이 더 돋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외진 곳 어려운 곳 쓸모가 없는 곳에는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독일인 비오 신부님이 함께 삽니다. 오늘 잠깐 시간이 나서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다가, 허름한 작업복 차람으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신부님을 보았습니다. 산티아고 순례자들이 지나가는 길 한쪽 작은 터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무거운 돌들을 삽과 곶갱이로 파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돌담으로 둘러 있지만, 쓸모 없는 공터였기... 때문에 지나가는 순례자들과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온갖 쓰레기들을 버렸습니다. 이 조그만 땅의 주인은 마드리드에 가서 삽니다. 한번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신부님은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 5년 전에 와서 버려진 땅들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자들이 편히 쉬고 가는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을 했습니다. 또 신부님은 75세라는 연세에도 어린이처럼 꽃들을 좋아해서 순례자들을 위해 버려진 땅에 꽃을 심었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찾지도 않았던 곳이 즐겨 찾는 곳으로 변모를 한 것입니다. 한 사람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이 ‘보이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 버려진 땅에 얽힌 일들을 이야기하는 신부님의 맑은 웃음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오늘 비유에서 말씀하신 소금과 빛의 역할을 생각해 봅니다. 소금과 빛도 보이지 않는 곳을 보이는 곳으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소금은 짠 맛과 부패를 막아 음식을 살립니다. 빛은 어둠 속에 있는 것들을 밝힙니다. 실상 소금과 빛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신을 통해 다른 것을 드러낼 뿐입니다.

우리 삶 가운데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할 곳은 어딥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고 또 관심도 두지 않는 곳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일할 곳입니다.

주님의 바람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

스페인 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수사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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