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6.13 월/ 악을 선으로 바꿔나가는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12 조회수1,390 추천수8 반대(0) 신고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기념 마태 5,38-42(16.6.13)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마태 5,39)



Teaching about Retaliation





악을 선으로 바꿔나가는 길

오늘 독서에서 이제벨이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으려고 남편인 아합왕의 권력을 이용하여 성읍의 원로와 귀족들에게 거짓 모함을 획책하게 하여, 죄 없는 나봇을 죽이고 그의 포도원을 빼앗습니다.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아래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는 이제벨 같은 이들은 흔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알려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탈출 21,24)라는 동태복수법을 폐지하십니다. 나아가 보복을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 항의도 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악을 기워 갚고도 남을 정도의 선으로 악에 맞서라고 가르치십니다.

악을 선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더 큰 선을 행하는 것밖에 없음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듯 새로운 관점에서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주고,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며,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면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고,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말라.”(5,39-41)고 하십니다.

자본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거의 모든 일의 해결사로 여겨지는 오늘날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신앙생활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침투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 자신도 조금이라도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똑 같이 맞받아치거나 비난을 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지 않은지, 한계와 조건을 정해놓고 흉내만 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비난하고 모함하며 나를 오해하고 좋지 않은 눈길을 보낼 때 참지 못하고 분노하는 태도 또한 돌아봐야겠지요. 오늘 복음은 무의식 중에 그런 삶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의식 전환을 요청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과 죄악을 이기는 것은 보복, 증오, 폭력이 아닙니다.

악을 악으로 물리치려는 사람은 자신을 폭력의 악순환 속으로 내몰고 말 것입니다. 악을 이기고 악을 선으로 돌이키는 힘은 하느님의 선과 사랑뿐입니다. 그러나 악의 힘은 너무나 끈질기고 강해서 악을 무력화시키고도 남을 정도의 선을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악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의 선과 뜨거운 사랑을 품도록 힘써야 하고, 아예 악이 싹트지 못하게 할 정도의 선의 확산을 위해 투신해야 할 것입니다. 온갖 선, 으뜸 선이신 하느님의 선을 되돌리고 베풀고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소명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길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제벨처럼 갖은 수단 방법을 동원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악을 저지르는 물질과 권력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오늘도 악을 악으로 갚으려 하지 말고 믿는 사람들다운 관대함과 하느님의 선으로 악을 선으로 바꿔나가는 하느님 선의 증거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동이 뒤따를 때 입으로 하는 말은 효과가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행동으로 말합시다."(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의 강론에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