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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온유와 겸손으로 법보다는 사랑을 /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13 조회수1,037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은 한나스의 심문 때 경비병에게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라며 뺨을 맞았다. 이때 그분은 무조건 맞기만 하지 않으시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증거를 대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요한 18,23 참조) 예수님은 이렇게 ‘불의와 타협은커녕’ 침묵하지도 않으셨다.

 

상대방의 양 뺨을 때리려면 손바닥과 손등을 차례로 사용해야 할 게다. 손등으로 상대방을 때린다는 건 심한 모욕과 멸시까지 담는단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 5,39) 이렇게 예수님은 오른뺨을 때리면 왼 뺨마저 대라신다. 악의를 품는 이에게 저항하지를 말라신다. 따지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악을 극복하라는 거다.

 

이는 도저히 인간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어쩌면 그리스도인은 결코 악을 악으로 갚아서는 안 된다는 거다. 그렇다. 신앙인은 매사를 폭력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건 그분처럼 다른 이에게 베푸는 사랑의 삶을 사는 거다. 그분께서는 온갖 모욕과 멸시를 끝내 참으시고 당신의 ‘그 십자가’를 받아들이셨다.

 

사실 왼뺨마저 돌려 대라는 것은 ‘무조건 참고 또 참아라.’라는 게 아닐 게다. 덮어놓고 굴복하라는 것도. 불의에 무조건 당하지 말고, 폭력에 대항하되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거다. 그분께서는 ‘네 오른뺨을 치거든 그저 얻어맞아라.”라가 아닌, 오히려 다른 뺨마저 돌려 대라신다. 계산적으로는 상당한 손해이나 극도의 사랑의 공세이다. 나머지 뺨마저 돌려대, ‘뺨을 친 그 잘못’을 분명히 깨닫게 하라는 것일 게다.

 

실제 많은 착한 이가 ‘참고 참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라며 자신의 화를 털어놓는다. 이건 삶의 억울함을 인정하면서 불공평함을 받아들이시는 모습이다. 그렇다. 우리 삶에는 억울함과 불공평은 어디에나 있다. 우리 역시 살면서 억울함을 당한다. 때로는 모함을 받고 가끔 이용도 당한다. 오해 때문에 멍들었던 일이 한두 번 아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처신하였는가?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였나? 아니 악쓰고 반항하였을까? 결과야 어떻든, ‘상처 남는 건 매한가지니’ 이젠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교회에서 말하는 착함은 ‘정의가 배제’된 게 아니다. 그렇지만 ‘억울함의 상처’가 십자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게다. 생각하면 가슴 떨리고 증오가 솟더라도 끌어안자. 그러면 은총이 함께하리라. 누군가가 ‘오른뺨을 치더라도’ 눈은 흘길지언정 참자. 실제로 예수님도 불의에 항거하시면서도 끝내 참으시는 용기를 보여 주셨다. 이것이 그분 정신이다. 예수님은 악보다는 선, 법보다는 사랑을 택하라며 우리를 초대하신다. 나의 이 아픔이 더 이상의 고통이 되지 않으려면 ‘온유와 겸손’뿐일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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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뺨,온유,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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