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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만이 우리의 기도를 /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16 조회수924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무엇에 익숙해져 능숙해지는 것은, 때로는 그 능란함에 진지함이 사라지곤 한다. 가톨릭 신자는 전례 시 보편적인 기도에 익숙해져 함께 소리 내어 기도하는 데에는 거리낌 없지만, 그 기도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으로 체험하려는 진지함을 잃곤 한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기도할 때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신 것도 이런 맥락일 게다. 기도는 내가 하느님을 움직이는 것이 아닌,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미 아시는 당신 뜻’대로 살게끔 자신에게 확신을 청하는 것이리라.

 

기도는 하느님과 마음을 연채 나누는 대화이다. 꼭 무엇을 해 주십사는 요청보다는 우리 삶에서의 감사와 청원을 드리는 거다. 따라서 기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통째로 내어놓는 것이리라. 물론 그분은 우리 마음을 온전히 아신다는 그 믿음도 중요하다. 세속의 대화에서도 중요한 신뢰를 하물며 그분께서야 더 말할 나위가.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마태 6,9-13 참조)” 언제 어디서 바쳐도 좋은 이 기도에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 땅은 과연 어디일까? 내가 머무는 ‘나의 현실’일 게다. 함께 할 가족이 있고, 내 자신이 가꾸어 가야 할 미래가 펼쳐질 곳이다.

 

하지만 이 기도의 속내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이루어지도록 간청하는 것은 아닐 게다. 그분께서는 전지전능하시기에, 우리가 굳이 기도를 올리지 않더라도 당신 뜻을 충분히 관철하실 수 있기에. 따라서 우리는 오로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늘 그분 가까이에 머물며, 우리가 기꺼이 사랑 실천의 삶을 누리도록 기도해야만 한다.

 

예수님은 평생 우리라는 남을 위하여 사셨다. 물론 그분은 그렇게 사셨지만 하느님 아버지의 관심사를 먼저 헤아리신 분이셨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나치게 우리 위주의 사고에 익숙해 있다. 그러다 보니 세상 것에 너무 얽매여 거기에만 늘 집착한다. 그래서 우리 삶에 함께 계시는 그분을 종종 잊는다. 그분 없이 온전할 수 없는 우리인데도. 그분께서는 ‘처음부터’ 하느님을 위해 존재하셨고 하느님의 사람이셨다.

 

사실 가끔 우리의 삶이 힘들 때 큰 소리로 이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 마음에 어떤 위안이 찾아들게다. 그러기에 그분께서 기꺼이 받아 주실 수 있도록 기도하자. 기도는 끊임없이 나의 욕망을 버리지 못해 겪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수단이고, 우리 요청을 들어주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심을 우리는 ‘아멘!’하면서 기도드리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주님의 기도,아버지의 나라,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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