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17 조회수2,539 추천수13 반대(0)

성지순례를 다녀오신 신부님들께서 묵주를 선물로 가져오셨습니다. 특이하게도 묵주 알에는 3잎 클로버가 새겨져있었습니다. 장미가 새겨진 묵주를 본 적은 있지만 3잎 클로버가 새겨진 묵주는 처음이라서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묵주를 가져오신 신부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4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행운을 바라기 때문에 많은 3잎 클로버를 무심하게 바라봅니다. 나만의 행운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처럼 찾기 힘든 4잎 클로버를 찾으려 합니다. 3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많은 3잎 클로버처럼 우리가 생각을 바꾸면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입니다.’ 신부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전에 읽은 글이 생각났습니다. ‘행복은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하는 것은 특별한 행운을 원하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도 행운을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도 많은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것을 바라 보셔야 했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예수님을 보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신 아들 예수님을 가슴에 안으셔야 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행운은 성모님과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성모님은 행복하셨습니다. 해야 할 일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드님께서 하시는 구원사업에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행운은 저와 가까운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키도 작은 편이고, 운동신경도 별로 없는 편입니다.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운동을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건강 체질로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혈압도 높아서 약을 복용해야 했고, 40대부터 염색을 했으며, 치아가 튼튼하지 않아서 음식을 먹을 때도 불편함이 있습니다. 4잎 클로버의 상징인 행운은 역시 쉽게 찾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저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3잎 클로버처럼 돌아보면 행복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성소국에 있으면서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보는 것도 행복입니다. 사제서품을 받고 새로운 임지로 떠나는 것을 보는 것도 행복입니다. 기회가 주어져서 학생들에게 설교학을 가르치는 것도 행복입니다. 젊은 신부님들이 강론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교구 엠이 봉사를 하면서 가정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는 부부를 보는 것도 행복입니다. 새천년 복음화 사도회의 담당신부를 맡고 있습니다. 복음화 학교는 신자 재교육을 통해서 참된 신앙의 길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것들 보다는 하느님의 것을 먼저 찾으려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보람이고 기쁨입니다.

 

찾기 힘든 4잎 클로버와 같은 행운을 바라기 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3잎 클로버와 같은 행복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 행복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보물입니다.

 

과연 내 마음의 보물은 무엇이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늘에 쌓아 두어야 할 재물은 어떤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보화는 금과 은이 아닐 것입니다. 보험과 적금 통장도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보화는 십자가입니다. 바로 이웃을 위한 희생과 봉사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보화는 사랑입니다. 죄인까지도 품어주는 사랑이며,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랑이며, 수난과 고통까지도 감수하는 사랑이며, 끝까지 믿어주는 사랑입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는 책들이 너를 말해 준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이 있는 곳에 여러분의 보물이 있다.’고 하신 말씀과 비슷합니다. 요즘 내가 가족들과 함께 한다면,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한다면, 봉사활동을 자주한다면 바로 그 시간들이 나의 보물인 것입니다. 요즘 내가 자주 가는 곳, 내가 자주 읽는 책,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생각해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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