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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근심걱정의 파도 속에서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19 조회수1,335 추천수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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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걱정의 파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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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걱정은 목숨이 일곱 개라는 고양이도 죽게 만든다.”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돌아보니 현대인들은 걱정이 필수인 사회에서 참으로 많은 걱정의 파도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걱정거리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쓰잘데기 없는것이라는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해소되고 사라질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하느라 다들 참으로 고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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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 끌리는 대로 먹으면 되는데 점심 때 뭘 먹으면 좋을까 걱정, 저녁 회식 때 누구 옆에 앉으면 좋을까 걱정, 나름 제 갈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자식들 미래 걱정, 아직 건강한 배우자 아프면 어떡하나 걱정, 아직도 한참 남은 시어머니 생신 걱정, 추석 명절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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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에게 느긋하기로 유명한 티벳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 갖은 걱정 속에 속전속결로 늙어가고 있는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조언도 명심해서 들어야겠습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오 복음 627,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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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때문에 잔뜩 얼굴 찌푸리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이런 위로의 말씀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의 40%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그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걱정거리의 22%는 일어나도 별 볼일 없는 사소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걱정의 4%는 우리의 영역 밖의 일입니다. 결국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걱정거리는 전체 걱정의 4%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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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 초년병 시절 저 역시 갖은 걱정거리로 온 몸을 칭칭 감은 채 살아갔습니다. 참으로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가 과연 수도생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동료 수도자가 혹시라도 나를 힘든 존재로 여기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수도원에서 쫓겨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남겨두고 온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나 걱정, 앞으로 밟아나가야 할 수많은 단계에 대한 걱정...그러다보니 몸과 마음의 병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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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게 하루는 선교사 할아버지 신부님께서 한 가지 조언을 주셨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국에 오래 사셨어도 한국 말씀이 많이 서투셨던 신부님께서는 큰 목소리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걱정? 왜 걱정? 아무 걱정 말고 주님께 모두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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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근심걱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성들은 근심걱정이 깊어지면서 마음 깊은 곳에 한과 분노 잔뜩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남성들은 지금까지 뭐했나 하는 자책과 함께 깊은 절망과 고독 속에 살아갑니다. 결국 그치지 않는 근심 걱정은 분노와 상처를 낳습니다. 극복되지 않는 분노와 상처는 좌절과 우울을 낳습니다. 넘어서지 못한 좌절과 우울은 한 존재를 극단적 행동으로 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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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전 세계에서 첫 번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거는 죽음의 문화가 우리 사회 저변에 잔뜩 깔려있습니다. 이런 죽음의 문화 앞에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사회 안전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중차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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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스트레스와 근심걱정꺼리를 이고 지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위로의 천사로 다가서야겠습니다. 그리고 크게 외쳐야겠습니다. 제발 그 무거운 짐들 좀 내려놓고 살아가라고. 매일 아침이면 그 과중한 근심걱정들 하느님께 좀 맡겨드리라고. 걱정 대신 기도하라고. 근심 대신 찬양하라고. 걱정하기보다 일상 안의 소소한 기쁨꺼리들, 행복꺼리들, 위안꺼리들 한번 찾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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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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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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