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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거룩함을 향한 갈망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21 조회수1,744 추천수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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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함을 향한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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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같이 살 때였습니다. 한번은 몇 명의 아이들이 경미한 비행 끝에 가정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고 저희 시설로 입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입소 날이 성삼일이 시작되는 성 목요일 오후였습니다. 그날 저녁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모두 신부님 수사님들과 함께 하는 성목요일 만찬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물론 그날 입소한 아이들도 영문도 모른 채 길고 긴 거룩한 대 예식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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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식은 성 목요일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십자가 경배예식, 그리고 토요일에는 부활성야 대미사, 주일에는 부활대축일 아침미사가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부활절 아침 저를 만나자마자 아이들이 대뜸 언성을 높여서 엄청 따졌습니다. “신부님, 살레시오 여기, 생활하기 좋다고 해서 판결 받고나서 엄청 좋아했는데, 저녁 때 마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집회가 있어서 살기 너무 힘들어요. 다른 시설로 보내주시면 안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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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톨릭교회 안에는 참으로 값지고 아름다운 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체성사, 고백성사, 병자성사, 성체강복, 성경, 묵주기도...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이 아름다운 보물들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것들이 다시 또 없습니다. 언젠가 성체성사의 맛에 흠뻑 빠져 거의 황홀경에 도달한 한 신자를 봤습니다. 당시 저는 그분의 모습에서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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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찬란한 보물들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성체성사나 성체강복의 시간은 그야말로 고역이요 너무나 지루한 시간입니다. 미사에 참여한 어떤 신자들의 얼굴에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이지 거룩해야할 성찬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얼굴 전체에 짜증과 불만이 가득합니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며 혼잣말로 궁시렁궁시렁 거립니다. 몸은 성당에 와있지만 마음은 이미 성당 밖을 벗어나 전국산천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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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거룩함이 세상에 훼손되거나 함몰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짓밟고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마태오 복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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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들에게 몇 천 만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반지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돼지들에게 영롱한 진주 목걸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들에게는 그것들은 개 껌 하나, 양배추 하나보다도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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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함 앞에서 선 한 인간 존재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로지 육적인 생활에만 흠뻑 빠져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신비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되는대로 세상의 논리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거룩한 전례는 형벌과도 비슷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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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노력은 거룩함을 향한 갈망입니다. 이 지상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가면서도 천상의 것을 추구하려는 마음입니다.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거룩함의 예식에 맛을 들이는 일입니다. 거룩한 예식, 동작, 문구 하나 하나에 담긴 심오한 의미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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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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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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