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22 조회수1,597 추천수13 반대(0)

교구청의 숙소는 5층입니다. 사무실로 가면서 늘 챙겨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갑, 묵주, 스마트폰입니다. 가끔씩 스마트폰을 숙소에 놓고 출근할 때가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고, 더러는 퇴근할 때까지 그냥 두기도 합니다. 대부분 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광고문자가 와 있는 경우도 있고, 이웃들의 문자가 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스마트폰이 없어도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교통표시판에 스마트폰과 관련된 안내판이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은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손에는 신문과 책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잠시 쉬는 시간에 사람들은 책을 가까이 했습니다.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문명의 이기는 우리를 문명의 노예로 만들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몸과 마음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몸은 물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늙게 됩니다. 그러나 마음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늙고 노쇠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들이 몸이 늙어가면서 마음도 함께 늙어간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식이 더 늘어나고 지혜로워 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나이를 먹었다고 하면서 마음까지도 늙은 것으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한 것이고, 우리는 비록 몸은 늙겠지만 마음은 언제나 새롭고, 지혜는 더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가지치기라는 글도 읽었습니다.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 주어야지만 잘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햇빛을 잘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테도 선명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행동과 생각도 가지치기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분심, 욕심, 질투, 시기, 교만을 가지치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믿음, 희망, 사랑의 줄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나무에게는 큰 고통입니다. 생가지를 잘라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꼭 필요하기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입니다. ‘분심, 욕심, 질투, 시기, 교만의 가지를 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내 마음 안에 이미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기위해서는 꼭 그런 가지들을 쳐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무와 열매를 말씀하십니다. 좋은 나무에서는 좋은 열매가 열리고, 나쁜 나무에서는 나쁜 열매가 열린다고 하십니다. 좋았던 나무도 거름을 주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나빴던 나무도 정성을 다하고, 거름도 주고, 잡초를 뽑아주면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밀과 가라지는 밀은 계속 밀로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라지는 늘 가라지가 아닙니다. 밀처럼 자란 사람이 가라지와 같이 변할 수도 있고, 가라지와 같이 자란 사람이 밀처럼 변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가라지와 같았습니다. 나쁜 나무와 같았습니다. 박해가 있었습니다. 순교가 있었습니다. 배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밀처럼 성장하였고, 좋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 죽음, 으로부터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화입니다. 우리를 죄, 죽음, 악으로부터 구원해주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바로 복음화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예수님을 알아야 합니다.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전을 배워야 하듯이,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잘 알기 위해서는 말씀을 충실하게 읽고,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을 알았으면 이제 예수님을 믿고 신뢰해야 합니다. 우리가 물을 마시면 시원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그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 역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알면, 예수님을 믿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이제 그분의 삶을 증거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물을 마시면 시원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나의 갈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구원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분의 가르침과 삶을 증거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는 구원의 기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재복음화 되고, 주님을 제대로 알고, 믿고, 그분의 삶을 증거하고 실천한다면 내적으로도 견실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복음화를 통해서 우리는  신앙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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