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6.25 토/ 영적 교만과 배타심에서 벗어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24 조회수1,916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2주 토 마태 8,5-17(16.6.25)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마태 8,13)



Jesus Heals a Centurion's Servant





영적 교만과 배타심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안티파스가 로마군 편제를 본떠 만든 부대의 이교인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종의 중풍을 고쳐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백인대장과 같은 믿음을 지닌 이교 백성들이 회개하여 하느님 나라에 받아들여질 조짐을 알아보십니다. 이어서 열병을 앓고 있는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교인의 치유와 시몬의 장모의 치유는 예수님께서 유다인 뿐 아니라 이교인까지도 구원하러 오셨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분께서 선택된 민족이 아닌 이교인에게 호의를 베푼데 대해 충격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유다인들은 자신들 외에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다는 뿌리 깊은 신념과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에게 “내가 가서 고쳐 주마”(98,7) 하셨지만, 자신이 이교인임을 잘 알고 있던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8,9)하고 아룁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8,10)고 하십니다. 그의 진실한 믿음에 예수님마저 감탄하시며,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8,13) 하십니다.

우리는 성체성사를 거행하면서 성체 축성문에서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라고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족보와 혈연, 출신배경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태생이 유다인이든 이교인이든, 가난하든 부유하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관계없이 누구나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이며 그분의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자주 나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잘 살고 있고, 신앙생활도 이 정도면 썩 괜찮게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나아가 자신만은 구원 받으리라 믿고, 적어도 하느님의 심판을 받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의 바탕에는 자신을 하느님 가까이에 있는 것으로 여기는 무서운 착각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유다인처럼 나도 자신만을 구원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믿지 않는 이들, 나에게 해코지 하는 이들, 미운 짓 하는 이들, 힘없는 이들,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편협한 생각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이교인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그 순수한 믿음을 보시고 병을 고쳐주신 이 명료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접하면서 우리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겠습니다. 인간이 지니고 처한 조건에 관계없이 모두가 구원에로 초대받았고,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오셨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유다인들의 태도를 보면서 혹자는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며 흡족해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배타적인 태도나 영적인 우월감은 때로는 아주 교묘하게 드러납니다. 드러나지 않게 남과 비교하며 자신이 더 낫다는 생각, 자신보다 좀 못하다고 여겨지는 이들과 어울리지 않는 태도, 온몸을 던지는 투신은 하지 않은 채 적당한 노력과 신앙생활만으로 구원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신념, 이런 것들이 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영적 교만과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고 마음 열어 모두를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사랑함으로써 모두를 사랑으로 품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