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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청빈의 아름다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26 조회수1,324 추천수9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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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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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극단적 청빈은 이미 그가 예수회 회원이던 시절,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교구장 시절부터 유명했습니다. 그가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교황 명을 무엇이라고 하겠냐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프란치스코!”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오랜 교회 역사 안에 교황 좌에 앉았던 수많은 역대 교황님들 가운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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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예수회 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교황명으로 택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수회 출신의 새로운 교황님께서 교황 명으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 온 몸으로 강렬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크게 안심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 안에 정말이지 현존하시는구나. 하느님께서 가련한 인류를 나 몰라라 하지 않으시는구나.’하는 느낌에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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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우리가 잘 아는 바처럼 평생토록 가난이란 주제를 삶의 모토요 영성으로 삼았던 성인, 가난과 결혼한 사람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러한 행보는 자신이 교황직에 머물고 있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사목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예시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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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명의 선택은 극단적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이 세상을 가난의 영성으로 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가난의 표상이자 가난한 이들의 친구였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따라 극단적 가난을 온 몸으로 살겠다는 다짐인 것입니다. 지금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돈이면 다!’ 인줄 아는 세상 사람들 앞에 돈이 다가 아님을, 가난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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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시절부터 그는 럭셔리한 추기경 관저에 머물지 않고 방 한 칸짜리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널찍한 추기경 관저는 가난한 선교사들이 마음 편히 쉬고 갈수 있도록 아낌없이 내 줬습니다. 세상의 모든 주교나 추기경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타고 다니는 꽤나 무게가 나가는 전용차는 미련 없이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버스로 도보로 그렇게 시내를 활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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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티칸으로부터 날아온 교황님과 관련된 한 가지 소식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통쾌했는지 모릅니다. 사회적 약자들 앞에서 많이 부끄러운 아르헨티나 정부가 교황청 산하 교육 재단인 스콜라스 오쿨렌테스 재단에 한화로 약 14여 억 원의 후원금을 지원했답니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크게 분노하시며 즉시 재단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그 돈을 당장 돌려줘라!”로 질책하셨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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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공요금 대폭 인상 등 서민의 고통을 강요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민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재단은 아르헨티나 정부에 단 한 푼도 요청하지 마십시오. 사제로서 그리고 형제로서 말하는데, 여러분은 부패로 직행하는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에 막 올라섰습니다. 제 표현이 불쾌하다면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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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으로 사람들을 착취하고 노예로 만들어 번 돈으로 교회를 후원하려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그들에게 말합니다. ‘그 돈을 도로 가져가십시오!’ 하느님 백성에게 그런 더러운 돈은 필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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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그리고 제2의 프란치스코 영성 운동을 전개하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리도 극단적 청빈을 목숨처럼 추구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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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너무나 간단하더군요. 우리의 주님이요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그렇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그분 역시 이 땅에 머무시는 동안 극단적 청빈의 삶을 사셨습니다. 스스로 얼마나 가난하게 사셨는지 있는 그대로 고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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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루카복음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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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경제적인 능력이 다른 그 어떤 기준보다 상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제적 능력이 보장되지 않을 때 구박받기 십상이며 어디가나 찬밥입니다. 그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시는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악령보다 더 무서운 천박한 자본주의의가 판을 치며 수많은 착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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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미리 돈에 너무 목숨 걸지 않는 연습을 해봐야겠습니다. 미리미리 가난하게 사는 훈련에 맛을 들여야겠습니다. 돈 외에도 참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이웃이 극단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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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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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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