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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29 조회수2,989 추천수14 반대(0)

 

거인들의 발자취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류는 현인(賢人)’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문명과 문화를 키워 올 수 있었습니다. 철학자 야스퍼스는 기원전 800 200년 무렵에 많은 현인들이 있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서양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이 있었습니다. 동양에는 석가모니, 공자가 있었습니다. 야스퍼스는 당시를 현인들의 시대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사도들이 시대'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교회의 커다란 기둥 베드로,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으며 예수님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록 예수님을 배반한 적은 있었지만 진심으로 뉘우쳤고, 교회의 반석이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는 제자들과 신자들을 박해하였지만 이방인의 사도로 초대 교회가 기틀을 잘 잡을 수 있도록 헌신하였습니다. 두 사도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과 반대편에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배반한 적이 있고,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박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두 사도는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다시금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습니다.

둘째, 두 사도는 용감하게 복음을 전하다가, 로마에서 순교를 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무덤이 있는 곳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이 세워졌고, 교황님께서는 베드로 대성전이 있는 바티칸에서 전 세계 교회를 위해서 사목을 하고 계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순교한 곳에는 3곳의 샘물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순교했을 때, 머리가 땅에 떨어져 세 번 굴렀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샘물이 솟아나서 지금도 물이 흘러나옵니다. 바오로 대 성전에는 역대 교황님들이 초상화가 모셔져있습니다.

 

우리는 교회 역사를 통해서 베드로, 바오로 사도가 완벽했던 분들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사탄아 물러가라!’는 야단을 맞았었고, 닭이 울기 전에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잡아 가두던 바리사이파였습니다. 그런 부족함이 있음에도 예수님께서는 두 사도를 교회의 기둥으로 세우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 야단도 맞았습니다. 주님께서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 사도는 안 된다.’고 했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야단을 맞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잡혀갔을 때, 예수님을 아느냐고 물었던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모른다고 하면서 3번이나 배반을 하기도 했습니다. 성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 사도는 순교하는 것이 겁이 나서 로마를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로마를 벗어나는 길에 베드로 사도는 멀리서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고, 이렇게 말을 합니다.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Domine!) 주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도망을 치니, 내가 다시 십자가를 지러 가려고 한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발길을 돌려 로마로 돌아가 순교를 하였다고 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부족하고, 겁이 많았지만 주님을 향한 사랑이 있었고, 마침내 교회를 빛내는 천국의 별이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베드로 사도보다 더 나쁜 일을 했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종교적인 확신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박해하였고, 잡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박해하는 바오로 사도를 부르셨고, 바오로 사도는 이제 예수님을 박해하는 사람에서 예수님을 전하는 사도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3차례에 걸쳐 선교 여행을 떠났고,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반대하고 박해하는 사람까지도 초대하셨고, 구원 사업의 협력자가 되도록 해 주셨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교우 분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신부님은 자상하신데, 다른 신부님이 오시면 어떻게 하나요?’ 저는 자상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시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베드로 사도처럼 열정은 있지만 추진력이 부족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주님을 따른다고는 하지만 바리사이파처럼 주님을 따르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너무 빠른 것도, 너무 느린 것도 없습니다. 천년도 하느님 앞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완벽한 것도, 똑똑한 것도, 재능이 있는 것도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 하나로도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베드로 사도가 흘렸던 참회의 눈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오로 사도가 보여주었던 새로운 삶으로의 회개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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