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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선한 마음 -인영균 끌레멘스신부님(스페인 라바날 델 까미노 성 베네딕도회)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30 조회수1,210 추천수4 반대(0) 신고

제1독서

<가서 내 백성에게 예언하여라.>
▥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10-17 

 

복음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8


 


 

연중 제13주간 목요일(2016년 06월 30일) 선한 마음

 

어제 오후 늦게 ‘다니엘’을 만났습니다. 영국에서 온 순례자입니다. 소아마비로 양쪽 다리가 성하지 못해서 목발을 짚고 등에는 무거운 배낭에다 허리에는 주머니까지 차고 있었습니다. 힘들게 언덕길을 올라오는 것을 보고 배낭과 허리 주머니를 받아 들어주었습니다. 수도원 바로 옆 순례자 숙소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양쪽 목발을 짚고 걷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늦었습니다. 5월 3일 프랑스 ‘생 쟌’에서 출발해서 두 달 가까이 순례 중입니다. 산티아고까지는 아직도 한달 반 정도 더 가야합니다. 어제 수도원 끝기도, 오늘 아침기도와 미사까지 참례하고 떠났습니다.

 

미사 직전 다니엘이 작은 종이에 ‘미사 지향’을 적어 부탁했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와 또 다른 지인의 치유를 위해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다니엘의 눈에서 이미 보았지만 그는 참으로 마음이 곱고 맑고 선한 순례자입니다. 더군다나 신앙의 ...힘으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중풍 병자의 죄를 용서하시고 치유시켜 주셨습니다. 그를 데리고 온 사람들의 믿음을 보고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병자를 들것에 뉘어 데리고 온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선한 마음의 신앙인었음은 확실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선한 마음에서 더 견고해집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율사들은 주님을 비판합니다. 그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에 악한 생각을 품느냐?(마태 9,4). 그들 역시 신앙인이었지만 그 신앙은 ‘악한 마음’에서 사라졌습니다. 신앙은 악한 마음 안에서는 숨을 쉬지 못합니다. 악한 생각은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없습니다. 사실 율사들은 겉으로는 정상적 신앙인이지만 내적으로는 장애인이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장애는 참으로 심각한 병입니다. 우리 역시 겉으로는 잘 걸어다니는 정상인이지만 내적 장애를 겪는 사람은 아닌지 고민해야 합니다. 만일 내 마음 안에 악한 기운이 자리잡고 있다면 우리 신앙은 자라지 못합니다. 죽어버립니다. 선한 마음에 선한 생각을 씨뿌리고 가꾸고 키워가는 참 신앙인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선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살립니다.

주님, 선한 마음에 신앙이 자라게 하소서.

 

스페인 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수사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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