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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1 금/ 단죄와 배척이 아닌 서로를 품는 자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30 조회수1,294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3주 금 마태 9,9-13(16.7.1)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9,13)




 




단죄와 배척이 아닌 서로를 품는 자비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신 까닭과 제자의 소명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사를 하실 때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습니다.”(9,10) 그분께서는 죄인의 구원하시려고 그들과 함께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인으로 자처하는 이들보다 죄인 취급을 받는 의지할 데 없는 ‘공적인’ 죄인을 부르러 오셨습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죄인으로 낙인 찍어 상종하지도 않던 바리사이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그들은 죄인들과 세리들을 종교생활에서 배제하고 회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경건한 사람이 이런 부류와 함께 식사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로 보았습니다(바빌론 탈뭇 브라콧 43b).

어찌 보면 예수님께서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데 반발한 바리사이들을 탓할 수 없는 듯 보입니다. 왜냐하면 예언자 아모스는 사업상의 거래에서 속임수를 쓰고 가난한 사람을 등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단죄한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모스의 단죄는 회개를 유도하기 위한 경고였을 뿐이었는데 그들은 결정적으로 단죄해버린 것입니다.

바리사이와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을 가까이 대하시고 사랑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식사하심으로써 그들에게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보이시면서 회개를 호소하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모두를 품으시려고 애쓰셨지만 특히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애정을 쏟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신 것입니다.”(9,13)

우리는 관계 속에 살아가면서 죄로 기우는 경향 때문에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여기서 두 종류의 죄인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마음이 굳어져 후회할 줄 모르는 죄인입니다. 그들은 어떤 잘못에도 양심의 가책이나 괴로움을 느끼지 않고 자기 허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회개의 필요성도 전혀 느끼지 않고 스스로 의롭다고 믿으며 하느님과 무관하게 살아갑니다.

또 다른 부류는 자신의 비참함을 알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이들입니다. 우리 모두 죄인인 우리를 부르러 오신 예수님의 회개에로의 부르심에 마음을 열어야겠습니다. 주님의 자비 앞에서 죄를 인정하고, 영혼의 치유자이신 그분의 자비에 맡길 줄 알아야겠지요.

오늘 복음에 비추어 신앙공동체의 삶과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성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죄를 보기 보다는 남의 죄에 민감하고, 또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남의 작은 허물조차 참지 못하는 바리사이의 탈을 쓰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죄인과 의인을 가르고, 은연중에 죄인을 공동체의 삶에서 배제시키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어떤 때는 신앙공동체 안에서 오히려 더 냉정하고 가혹한 ‘낙인찍기’를 하고 있음을 보기도 합니다. 한 번 실수하면 헤어나지 못하고, 틈만 나면 그 사람의 실수나 허물을 들춰내고 어떤 책임이나 봉사에서도 배제시키는 경우들이 종종 일어나기도 하지요.

무릇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의 제자들이라면 오히려 신앙공동체에서나 사회생활 중에 죄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그 공동체의 넘치는 사랑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겠지요. 회개는 가혹한 단죄나 처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의 손길 안에서 더 깊이 그리고 더 빨리 일어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영혼의 어둠 속을 헤매는 죄인임을 고백하면서 서로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고 나누는 ‘상처입은 치유자’가 되도록 배척하고 단죄하는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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