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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죽음의 문화에 맞서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04 조회수2,004 추천수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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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화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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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죽었던 회당장 딸의 소생 사화는 예수님의 절친 라자로의 소생 사화와 더불어 몇 안 되는 완전 소생 사화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소생 사화는 예수님께서 죽음의 세력조차 다스리는 전지전능하신 메시아이심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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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 주변을 돌아보면 여기저기 죽음의 문화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어떤 청소년은 분명 숨을 쉬면서 살아있기는 한데 진정으로 살아있지 않습니다. 어떤 청년은 외관상으로 멀쩡히 살아있지만 이미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노인은 집에 누워있으나 산에 누워있으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죽음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직 하느님 손에 달려있는 너무나 고귀한 생명을 결정권도 없는 본인 스스로 좌지우지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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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저녁 산보 삼아 한강으로 나가는데 마포대교를 지나갈 때 마다 얼마나 제 마음이 우울해지고 씁쓸해지는지 모릅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연간 약 15천여 명이 한강 위에 놓인 수많은 다리 위에서 투신한답니다. 그 가운데 천명 이상이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려 1위를 달리고 있답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뛰어내리니 다리 밑에는 구조대원들이 상시대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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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에 매료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평생 한번 꼭 와보고 싶은 나라, 정말 잘 사는 환상적인 나라로 부러워하고 있는데, 이런 우리나라에 삶의 중압감을 견디다 못한 적극적 자살 시도자가 하루에 70명이 넘습니다. 한 사람이 자살을 하거나 시도하면 본인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들이며 목격자들이며 구조대원들이며 의료인들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충격을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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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자살의 원인에 대해서 무려 1000여 가지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각 원인에 대해 다양하고 심도 깊은 연구와 조사가 있었는데 그 결과는 두 개의 원인으로 압축되었습니다. 바로 절망과 이분법적 사고입니다. 절망이란 도저히 희망이 없다는 극한의 좌절이며 이분법적 사고란 사느냐 죽느냐 흑백논리에 따른 극단적인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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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기억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자살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자신의 인생을 사랑했으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희망도 있고 행복도 있었으며 소중한 가치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더 이상 스스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가 자신을 절대 구원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때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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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합심해서 이 거대한 죽음의 문화에 맞서야겠습니다.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와 천박한 자본주의, 성공지상주의와 배금주의의 결과인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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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에서 세상에서 가장 외롭게 최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겠습니다. 살아있어도 진정 살아있지 못한 청소년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청년들이 어디 있는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더 이상 사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노인들의 리스트를 작성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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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도 너무나 소중한 우리들의 이웃이며, 주님 보시기에 너무나 사랑스런 자녀들이라는 것을 그분들에게 외쳐야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죽음의 세계로 건너가고 있는 그분들의 손을 잡고 다시 한 번 삶으로 건너오도록 일으켜 세워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힘들어도 삶을 견뎌내고 달릴 곳을 끝까지 잘 달릴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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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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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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