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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입술의 정화, 두려움의 정화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09 조회수1,40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6년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인데
 >


  
독서: 이사 6,1-8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 입술의 정화, 두려움의 정화 >

 

베토벤은 20세 때부터 청각 장애를 일으켜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리처럼 만들어진 옛날 보청기를 귀에 꽂고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청각은 더욱 무디어져서 점점 더 큰 보청기를 꽂고 작곡해야 했습니다. 결국에는 거의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집에 있는 피아노 건반을 더욱 열심히 누르며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지금도 그가 쓰던 피아노 건반에는 손가락으로 파인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에게 닥친 비극의 운명에 대하여 절대 두려워하지 않고 강한 투지를 가지고 극복했습니다.

한번은 그가 교향곡 제9번을 직접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모였던 청중들은 귀머거리 베토벤의 모습을 보고 연주를 들으면서 감격하여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뒤로 돌아서서 지휘하던 그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연주가 끝난 후에 총총히 무대 뒤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바이올리니스트가 그를 붙들고 열광하는 청중의 모습을 보게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 앞에서 식사할 때 감히 성호도 못 긋는다면 지붕 위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먼저 극복해야 하는 것이 두려움입니다. 아니 복음을 선포하려는 터져 오르는 열정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은 두려움 없이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안다고 증언한 이들만 당신도 아는 사람들이라고 증언해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래서 구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두려움은 뱀인 자아의 무기입니다. 두려워한다면 자아가, 아니 죄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주님은 이사야를 파견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러나 주님을 본 이사야는 큰일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라며 절망합니다. 주님은 그의 두려움을 잠재우시기 위해 천사를 시켜 제단에서 불타고 있는 숯을 집어 그의 입술에 대게 합니다. 그랬더니 그의 마음은 그 집어삼킨 복음의 불꽃이 입으로 터져 나오려고 함을 느낍니다. 제단에서 불타고 있는 숯은 그리스도의 희생, 곧 복음 자체이고 말씀이고 성령님이십니다. 주님의 성령이 그 안에 들어오니 죄도 사라지고 두려움도 사라진 것입니다.

이때 주님께서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이사야는 바로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그가 두려운 것은 하느님도 아니요 사람들도 아닙니다. 주님께서 넣어주신 말씀을 자신의 입술로 선포하지 못하는 것이 더 두려운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이 아픈 것을 보게 되는 것이 두려움입니다. 그 두려움은 세상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 없애게 만듭니다. 주님 사랑으로 그분께 해 드려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는 그 두려움이 세상의 두려움을 이기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치 베토벤이 음악을 더 이상 못하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그만큼 더 노력하게 하여 귀가 먹어가는 두려움을 극복하게 한 것과 같습니다.

 

아직 말씀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고 싶은 열망이 솟아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자아가 만드는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두려움은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기쁨이고 자유입니다. 두려움은 나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으로 극복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말씀의 숯으로 우리 입술을 정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합니다. 매일 말씀으로 채우려는 노력만이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상관없이 의연하게 삶을 살아가게 만들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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