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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윗저수지와 마전장이 밭의 사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12 조회수1,700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 마전장이 밭에 이르는 길가 윗저수지의 수로 끝
 >


독서: 이사 7,1-9







그리스도(Young Jew as Christ)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 윗저수지와 마전장이 밭의 사이 >

 

세상은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기엔 너무나 벅찹니다. 힘이 들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고 지치면 어깨를 기댈 자그마한 언덕과 같은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믿어왔던 산과 같은 사람도 힘들어하고 결국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을 때는 두 배로 힘든 벌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기를 떠나갔을 때 견디어내지 못하고 아예 주저앉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많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던 탈옥수 신창원도 이해인 수녀님을 알고 나서는 시를 쓰는 작고 순진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 누구와 손을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게 해 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손잡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 두려움으로 그런 삶을 살아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동맹을 맺을 친구를 올바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첫 영화를 실패한 한 영화감독이 있었습니다. 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엄청나게 잘 나가는 배우를 섭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본을 보내놓기는 했는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그 대배우는 바로 "출연하겠습니다. 저는 5년 전부터 감독님 영화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배우는 송강호고 감독은 봉준호입니다. 송강호가 무명시절 영화 오디션을 보고 떨어져 집에 돌아갈 때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었습니다. 바로 당시 조감독이었고 감독관 중에 한 명이었던 봉준호 감독에게서였습니다. 지금은 역할에 맞는 배역이 없어서 죄송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많은 오디션을 떨어져본 송강호는 언젠가 그 감독과 영화를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렇게 둘은 콤비가 되어 많은 흥행작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구와 동맹을 맺어야 할까요? 힘 있고 돈 많은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일까요?

 

오늘 독서에서 아하즈 왕을 필두로 하는 유다 백성은 앗시리아와 동맹을 맺었고 북이스라엘은 아람과 동맹을 맺었습니다. 아하즈 왕은 우상 숭배를 하며 자신만 믿는 사람이었습니다(2열왕 16,3 참조). 그런데 아람 왕과 동맹을 맺은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기 위해 쳐들어 내려온 것입니다. 아하즈 왕이 믿었던 앗시리아는 너무 멀리 있어서 도와줄 생각도 하지 못하여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입니다.

주님은 이때 이사야 예언자를 보내어 겁내지 말고 당신만을 믿으라고 하십니다. 아직 당신의 집인 예루살렘을 멸망하게 버려두실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 오직 믿기만 하면 될 것인데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 있지 못하리라고 경고하십니다. 믿기만 하면 당신이 도와주심을 보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보다 훨씬 강력했던 에프라임과 아람은 앗시리아에 의해 유다보다 먼저 폐망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에게 이런 소식을 아하즈 왕에게 전할 장소를 정해주시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너는 네 아들 스아르 야숩과 함께 마전장이 밭에 이르는 길가 윗저수지의 수로 끝으로 나가서 아하즈를 만나, 그에게 말하여라.”

이 면회 장소로 사용된 곳은 대다수의 주석가들이 해석하듯 다마스커스 성문 밖의 고지대로부터 예루살렘 성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하는 마전장이 밭으로 불리는 공동 세탁 장소입니다. 아마도 아하즈는 적에게 포위될 것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에서 성으로 연결되는 수로를 점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2역대 32,3-4 참조).

 

전쟁에서는 물이 곧 생명이듯 우리에게는 성령님이 곧 생명입니다. 그분만 얻게 된다면 그분의 열매인 기쁨과 평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윗저수지란 성령의 물을 풍부히 품고 있는 누군가를 말합니다. 그 저수지에서 흘러내리는 성령은 마치 마전장이가 옷을 깨끗이 하듯 우리 자신을 깨끗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윗저수지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성령의 원천은 하느님뿐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성령을 맡기신 예수님이시고 예수님께서 또 그 성령을 맡기신 교회입니다. 그러나 교회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여 그것뿐인가?’라는 의구심을 낳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태석 신부님의 말씀으로 은총의 원천인 교회와 그 교회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목말라하는 가난한 자들과의 사이에 있어야만 그 힘을 받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나로 하여금 소중한 많은 것들을 뒤로 하고 이곳으로 오게 한 것은 주님의 존재를 체험하게 만드는 나환자들의 신비스러운 힘임을 생각하며 그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한다.”

마더 데레사는 길가에 쓰러져 있는 행려자가 곧 그리스도임을 깨닫고서 은총의 통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동맹은 교회만이 아니라 교회에서 주어야 할 은총을 흘려보내야하는 가난한 이들의 사이여야 함을 주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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