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19 조회수1,603 추천수11 반대(0)

폴란드에서 세계 청년대회가 시작됩니다. 제가 있는 성소국에서도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가기로 하였습니다. 서울교구에서는 80여명이 함께 한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같은 신앙의 이름으로 모일 것입니다. 함께 모여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하고, 대화를 나눌 것입니다. 언어가 달라도, 피부가 달라도, 삶의 자리가 달라도 모두가 한 형제요, 자매임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잠자리도 불편하고, 먹는 것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젊은이들을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보편되고,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05114일입니다. 저는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낯선 곳에서 외롭기도 했습니다. 추운 겨울에 다리가 아파서 잘 걷지도 못했습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불편하고, 말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에 얼었던 땅이 녹듯이, 제게도 봄바람처럼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머물던 숙소에 부부가 찾아오셨습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부부는 저를 가족처럼 대해 주셨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주셨고, 여행도 함께 해 주셨고, 외로움의 그늘을 없애 주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분들이 저의 가족이 되어 주셨습니다.

 

나뭇잎은 부는 바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는 바람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더욱 지혜로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태어났습니다.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왔으며, 하느님께로 갈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자신을 맡기듯이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에 모든 것을 맡기면 한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도 결국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많은 분열과 대립이 있습니다. 갈등과 다툼이 있습니다. 미국은 흑인과 백인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유럽은 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전쟁과 굶주림으로 많은 난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도 분열과 대립이 있습니다.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타협과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작은 이 나라에 지역, 이념, 세대, 빈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옳다하여도 나의 편이 아니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참된 소통과 대화를 위한 원칙과 상식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세대, 이념, 빈부의 잣대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하십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라고 말을 하십니다. 지금은 죽고 못 살 것 같지만 그것도 다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난다면 우리 모두는 한 형제요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나태주님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 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 졌습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참 외로운 별입니다. 지구별에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보듬어 주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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