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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0 수/ 희망과 인내 속에 커가는 하느님 나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19 조회수1,215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6주 수 마태 13,1-9(16.7.20)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가 되었다.”(13,8)



The parable of the sower





희망과 인내 속에 커가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께서는 서기 27년경부터 활약하셨는데 초기에는 인기가 높았으나, 30년경 말기에는 인기가 떨어져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실 때에는 고작 열두 제자와 몇몇 부인들만이 그분을 따랐습니다.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간 듯 보이는 상황에서 아마도 이 비유를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의 핵심은 씨 뿌리는 것 자체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처음에는 씨 뿌리는 농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나 마지막에는 큰 기쁨을 안겨 줍니다(13,8). 예수님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하느님께 기대와 희망을 두며 살아가는 하느님 나라는 거듭된 실패에도 성장해가며 어떤 경우에도 절망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씨 뿌리는 사람은 결과에 대해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씨가 어디에 뿌려지듯 성장해가고 최선을 다하여 결실을 내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실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은 결실도 그것을 내는 이에게는 넉넉한 것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의 힘을 보여주고 하느님의 사랑을 반사하는 거울이요 씨앗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고통의 바다에서 살아가지만 주님 때문에 결코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가진 것이 없고 배우지 못해서, 때로는 정의의 편에 선다는 것 때문에 박해를 받기도 하고, 거대한 자본의 힘이나 부당한 권력 행사 앞에 불의하게 짓밟히는 억울함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모두가 협력하여 가꾸어나가야 할, 인간의 마음속에 던져진 한 톨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추수 날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이 작은 씨앗을 잘 가꿔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맺어야 할 열매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배척과 소외, 차별과 불의에 맞서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생명을 가져다주는 사랑과 정의의 나라를 회복시키려고 투신하셨습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 차별받는 이들 곁으로 다가가 진정한 인간의 해방을 위해 십자가의 죽음까지 기꺼이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분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맺어야 할 열매입니다.

예수님처럼 사랑과 정의를 위해 투신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정의를 부르짖고 정의롭게 살려는 사람일수록 부당한 탄압과 고통을 더 심하게 겪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당장 어려움, 문제, 대결, 심지어 죽음의 위협에 맞서게 됩니다.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의로운 행동과 말, 사소해 보이는 작은 배려와 사랑의 몸짓이 별 볼일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내하며 끝까지 이런 실천을 이어갈 때 희망이요 사랑이신 그분께서는 그 작은 씨앗을 통해서도 넉넉한 열매를 맺어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보잘것없는 사랑을 통해서도 엄청난 일을 이루시고 우리 삶을 변화시켜주시며 바로잡아주시는 주님의 권능을 믿고 인내하며 그분께 나아가야겠습니다. 온갖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씨를 뿌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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