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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인생은 처음부터 결정돼 있는 것일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21 조회수1,95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 
>


독서: 예레 1,1.4-10

  





  

 

< 인생은 처음부터 결정돼 있는 것일까? >

 

요즘 세상이 예전처럼 유동적이지 못해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매우 힘든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금 수저, 혹은 흙 수저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도 주님께서 예레미야를 예언자로 부르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처음부터 인생이 정해져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

제가 신학교 들어왔을 때의 첫 피정에서 처음으로 했던 작업은 자신의 인생을 가장 처음부터 기억나는 대로 써 보는 것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저를 불러주셨다고 생각했지만 주님은 가장 첫 기억에서부터 저를 부르고 준비시키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제로 부르심 받은 저의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다른 사람은 아니고 왜 나는 불러주셨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인생은 그렇게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 주 하느님, 저는 아이라서 말할 줄 모릅니다.”

마치 주님께서 모세를 부르실 때 모세가 말을 할 줄 모른다고 계속 거부하는 모습과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도 저의 인생을 그려놓고 있었기 때문에 부르심을 느꼈을 때 일 년가량은 매우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이 부르시면 결국 응답할 사람인 것까지 잘 아시기에 멈추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입니다.’ 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르심을 통해 어떤 목적을 이루시려는 지도 이미 다 계획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삶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 맞는 말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도 어렸을 때의 모습을 보며 미래를 감히 점칠 수 있다면, 주님이야 우리가 어떻게 자라고 살아가게 될 것인지 모르실 리가 없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될 성 부른 나무를 정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밭에 뿌려 놓은 씨 중에 자라나는 것들을 살펴보고 그저 될 성 부른 나무를 찾아 더 물을 주고 가꾸어주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도와주시는 것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을 다 성인의 삶으로 만들지 않으신 주님께서 공평하지 않으신 분이 되십니다. 마치 영재교육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아이들은 보통의 교육으로는 안 되기에 특별히 관리하기도 하는데, 주님은 될 성 부른 나무들을 그렇게 알아보시고 당신 도구로 특별히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씩이나 이사를 했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어머니의 의지가 자녀에게 분명히 영향을 미치게 됨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사실 사람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안 가지고는 하느님께 달렸다기보다는 부모나 주위 환경에 더 많이 좌우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가 구원받을 조건을 다 갖추고 태어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모두를 그렇게 창조하실 수 없으시다면 그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뜻이 됩니다. 인간 자유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녀들에게 신앙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지 못해 자녀들이 잘못된다면 얼마나 큰 책임을 져야하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보면 자녀들과 함께 묵주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고 세상의 공부를 먼저 시키면서 신앙에 대한 열정을 키우는 것은 두 번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누군가의 의지를 떡잎부터 알아보고 그런 소명에로 이끌 수 있는 농부가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조선조 홍서봉의 집은 매우 가난하였다고 합니다. 손님이 왔을 때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고기를 사오라고 하였는데 고기가 상하여서 땅에 묻어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시집올 때의 패물을 모아 나머지 고기를 다 사오라고 하여 땅에 묻고는 집에 있는 것만으로 손님을 대접하였습니다. 남들이 그 상한 고기를 사갈까 봐 그랬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며 자란 홍서봉은 장차 어떤 인물이 되었겠습니까? 정승이 되어 선정을 베푸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부모가 되면 하느님보다 자녀에게 더 큰 영향을 자녀에게 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도 우리가 모두 이런 모습이기를 원하시지만 주님은 주님 나름대로 인간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에서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희망을 주님께서는 실망시키지 않으려 노력할 뿐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주님께 될 성 싶은 나무로 키우는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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