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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묻지 않는 백성이 눈을 감은 백성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21 조회수1,13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6년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 사제들도 '주님께서 어디 계신가?'하고 묻지 않았다
>


독서: 예레 2,1-3.7-8.12-13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BOUTS, Dieric the Elder 작, (1450-60)

 

< 묻지 않는 백성이 눈을 감은 백성 >

 

예전에 보좌신부 할 때 주임신부님이 신자들 대상으로 성경강의를 해 보라고 하셔서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본당 신자 대상이니 무료로 하고 지하 강당에서 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돈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임 신부님은 가뜩이나 특강을 해도 인원이 적은데 돈을 내면 더 안 올 것이라고 했지만 제가 강력히 주장하여 삼만 원씩 받기로 했습니다. 저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한 의지가 있는 분들만 오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원하고 원하지 않는 분들을 가르는 방법이 바로 그 삼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백 명가량이 신청을 하여 저도 놀랐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열다섯 번을 하는 동안 끝까지 함께 하여 처음과 끝의 인원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구 영성관에 와서 강의에 대한 걱정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때보다 오히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거리가 멀어서 신자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고, 가격이 너무 비싸 인원이 차지 않을까 걱정이라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과 독서를 묵상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찾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왜 비유로만 말씀하시느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아리송한 대답을 하십니다. 제자들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눈을 감아버렸고 귀를 막아버렸기 때문에 그들이 말씀을 깨닫고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시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말씀을 깨닫고 돌아오게 하셔야 정상이실 텐데 참 이해가 안 되는 말씀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야곱이 자신의 양떼를 챙기기 위해 장인 라반의 가축이 교미를 할 때 껍질을 벗긴 나뭇가지를 세워놓고 줄무늬와 점박이가 태어나게 할 때에도, 약한 양이나 염소가 오면 그 나뭇가지를 치워버렸습니다. 야곱은 예수님을 상징하고 나뭇가지는 그분의 모범을 상징하며 그 모범대로 보고 깨달아서 살아가는 이들은 구원을 받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약한 것들은 구원의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처음부터 약한 이들은 구원의 기회를 주지 않는 모습입니다. 처음부터 비유말씀의 깊은 의미까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은 제외시키기 위해 비유말씀으로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주님의 섭리를 오늘 독서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느님에게는 관심이 없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나무람이 나옵니다.

그들은 생수의 원천인 나를 저버렸고, 제 자신을 위해 저수 동굴을, 물이 고이지 못하는 갈라진 저수 동굴을 팠다.”

주님에게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제들도 주님께서 어디 계신가?”하고 묻지 않습니다. “묻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에 구원이 있는데도 그분에 대해 알려고 하는 시간보다 쓸모없는 저수 동굴을 파는 데 시간을 허비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비유말씀을 설명해 달라고 묻지 않는 것입니다. 성경말씀이 이해가 안 되면 물어야하는데 그냥 넘어가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원하지 않으면 구원하시지 않습니다. 원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십니다. 눈을 감아버린 이들에게는 비유말씀을 들려주셔도 더 이상 깨달으려고 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비유말씀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주님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이들입니다. 다른 이들은 주님께서 만나의 비유가 당신의 살과 피임을 말씀하실 때 모두 떠나갔습니다. 비유의 의미를 알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구원받는 교회를 대표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

 

결국 진리를 알기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만을 위해 예수님께서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셨지 원하지도 않고 의지도 없는 이들에겐 에너지를 아끼셨습니다. 제가 그때 삼만 원을 걷자고 한 것이 바로 합당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비유말씀과 같은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저도 그 원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하기 보다는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보려고도 하지 않고 물으려고도 하지 않는 백성이 아니라, 그분에 관한 것이라면 단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지닌 주님께로부터 친히 배우는 구원받는 백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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