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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4 주일/ 주님의 자비를 부르는 오늘의 의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23 조회수1,211 추천수6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17주일 루카 11,1-13(16.7.2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소서.”(루카 11,4)



The Lord's Prayer





주님의 자비를 부르는 오늘의 의인

신앙인은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해 사는 이들입니다. 따라서 결코 이 세상을 외면할 수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아브라함은 온갖 죄악으로 타락한 소돔을 멸망시키시려는 하느님의 분노를 막으려고 주님 앞에 나아가 그분의 용서를 청합니다(창세 18,22-32).

그러나 소돔은 썩을 대로 썩은 죽음의 도시와도 같았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하느님께 철저히 등을 돌리고 그분의 자비와는 무관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열 명의 의인만 있어도 주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 의인이라고는 롯과 그의 가족뿐이었습니다. 그 결과 아브라함의 간절한 청에도 불구하고 소돔은 하늘에서 쏟아진 유황과 불로 멸망합니다(19,24).

주님께서는 분노에 더디시며 재앙을 내리시다가도 후회하시고(요엘 2,13), 극소수의 의인을 보아서라도 용서해주시며(창세 18,32),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시는 분”(콜로 2,13)이십니다. 그러나 소돔 사람들은 주님의 그토록 깊고 넓으며 끝이 없는 자비를 외면하고 타락과 부패 때문에 자멸하고 만 것입니다. 롯과 그의 가족의 의로움만으로는 그 타락한 도시는 정화될 수 없었고 창조의 새로움을 회복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실 보이지 않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을 받으려면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또 언제 응답을 주실지 알 수 없을 때도 많지요. 그러나 내 힘과 돈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누리며 사는 것은 얼마나 달콤하고 매력적입니까? 그러나 그런 것들은 영혼을 피폐하게 하는 우상일 뿐입니다.

우리 현실 속에서 자행되는 온갖 부정과 부패, 그리고 타락은 바로 이런 우상들을 섬기려다가 생기는 결과입니다. 권력형 부정부패, 사회 지도층의 타락, 경제 정의의 실종, 인권탄압, 빈부격차와 사회적 차별, 폭력, 인신 매매, 성범죄 등 우리 사회의 어두움은 우상에 사로잡힌 부패한 영혼의 쓰레기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인인 우리는 주님의 한없는 사랑에 응답하기 위하여 자신의 우상을 버리고, 이 세상의 빛이요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실행해야겠습니다. 땅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가면서도 늘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자녀답게 조건없이 우리를 용서해주시는 그분의 자비 안에 머물러 서로 용서하며 살아야 합니다(루카 11,4).

무엇보다도 '아빠'이신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의 사랑의 영을 호흡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내가 누구이며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이 누구인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주님의 영을 지님으로써 주님의 자비를 나누는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고, 그 의로움이 세상의 어둠을 밝힐 것입니다.

오늘 한국사회는 불의와 부정부패, 국가권력에 의한 국민의 주권 무시, 인간 차별과 소외의 심화, 성적 일탈 등 소돔성에 못지 않은 상황이 일상화 하고 있습니다. 소돔 성처럼 오늘 우리의 현실도 주님의 자비를 부를 열 사람의 의인을 그리워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신앙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속에 안주하면서 자신의 유익이나 안전만을 꾀하는 집단 이기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비를 품고 아브라함처럼 인내로이 다른 이들의 행복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신하고, 예수님처럼 자신을 희생제물로 내놓음으로써 하느님의 선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님을 외면하지 않고,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고 좋은 성령을 주시라고(11,13) 그분께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며(11,9) 다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순례를 시작할 때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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