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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7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24 조회수1,341 추천수6 반대(0)

국회의원들과 정당에서 현수막을 거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현수막은 주로 이런 내용입니다. ‘우리 지역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원, 철도, 재개발, 병원, 학교와 같은 시설들을 유치하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또는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시설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했다는 내용들입니다. 예를 들면 군부대 이전, 쓰레기 처리장 이전, 혐오시설 이전과 같은 것들입니다. 정당에서 거는 현수막은 국가적인 차원인 경우가 있습니다. ‘무상급식, 사회복지, 경제발전과 같은 내용들입니다. 국회의원들과 정당이 지역민과 국가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20132월에 용문 청소년 수련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6개월이란 짧은 시간 있었지만, 저 나름대로 3가지의 개선방향을 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시설개선이었습니다. 사무실을 새롭게 단장했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인터넷 광케이블을 설치했습니다. 강당, 식당, 숙소, 십자가의 길에 대한 시설개선을 구상했습니다. 용문은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 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에 시설을 개선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고 판단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그램 개발이었습니다. 여름과 겨울에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봄과 가을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음악피정, 영성교육, 야유회, 교육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면 구역, 레지오, 노인대학, 성가대, 사목위원등과 같이 본당의 많은 단체들이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면, 수입도 증가하고, 시설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리라 판단했습니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와의 연계였습니다. 지역에 있는 문화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피정이나 교육을 온 신자분들이 믿을만한 우리의 먹을거리를 장만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후임신부님께서 저 보다 더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본당이나, 시설에서 사목을 하는 신부님들이 사목적인 비전을 제시하면 좋겠습니다. 사목의 결실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통합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이야기하듯이, 무한 경쟁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윤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자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열정, 신념, 헌신으로 당면한 교회의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야기한대로, 열정적인 사목자가 50명만 있어도, 45명만 있어도, 20명만 있어도, 10명만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교회에 더 많은 축복을 내려 주실 것 같습니다. 참된 신앙인이 50명만 있어도, 45명만 있어도, 20명만 있어도, 10명만 있어도 세상은 좀 더 환하고, 밝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냉담하는 신자들은 다시금 주님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활력이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다시금 교회의 그늘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여름이 지나면 입시철이 다가옵니다. 그러면 전국의 사찰과, 교회, 성당에는 많은 분들이 치성과 정성과 기도를 드립니다. 자신들의 간절한 소망을 자신들이 믿는 절대자에게 매달리고 청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입시철이 끝나면 그 많은 사람들이 볼일 다본 것처럼 자기 자리도 돌아가고, 사찰과 교회 그리고 성당은 피서 끝난 바닷가처럼 썰렁함을 봅니다. 매달림과 청원의 기도가 있다면, 감사와 찬미의 기도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를 봅니다.

 

무엇이 참다운 기도의 태도인가! 저는 아브라함 링컨의 다음 말이 참다운 기도의 태도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하느님이 우리 편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과연 하느님의 편에 서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에서 두 팀 모두 성호경을 그으며 게임에 임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다운 기도는 하느님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리라, 내가 하느님 편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때로 외롭고 힘든 골고타 언덕길이라도 주님 가신 그 길을 기쁨으로 따라나서는 것이 참다운 기도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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