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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말씀은 우리를 앞장세운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26 조회수1,738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 그들이 너에게 돌아올망정, 네가 그들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


독서: 예레 15.10.16-21







그리스도(Young Jew as Christ)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 말씀은 우리를 앞장세운다 >

 

프란치스코 성인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부잣집 자재로 자라나 방탕한 생활을 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를 바꾸어 놓은 것은 페루지아 감옥에 갇혀있을 때 읽었던 신약성경입니다. 감옥에서 말씀과 함께 지냈던 1년여의 시간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이전에 좋아하던 모든 것들이 역겹게 느껴졌고 이전에 역겹게 느껴지던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또한 말씀을 받아먹으면 세상 것엔 맛을 잃게 됨으로 저는 웃고 떠드는 자들과 자리를 같이하거나 즐기지 않습니다라고도 합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세상에서는 외톨이가 되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저를 가득 채운 당신의 분노 때문에 당신 손에 눌려 홀로 앉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리석은 일만 하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집안의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니 아버지가 직접 그를 주교에게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입고 있던 모든 옷가지들까지 벗어서 아버지에게 주고 자신은 허물어진 경당에서 버림받은 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됩니다. 세상의 가장 천대받고 어이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어쩌면 처음엔 오늘 독서의 예레미야처럼 왜 세상에서 자신을 떼어놓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 받게 만드셨는지 원망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 불행한 이 몸! 어머니, 어쩌자고 날 낳으셨나요? 온 세상을 상대로 시비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 사람을.”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고 왔던 친구들 중에서도 몇몇은 거지로 세상으로부터 조롱받으며 배고픔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 너무 고달파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간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너에게 돌아올망정, 네가 그들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갔다가는 이전의 삶이 허황되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예언자로서의 삶이 막을 내리고 주님으로부터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네가 쓸모없는 말을 삼가고 값진 말을 하면, 너는 나의 대변인이 되리라.”

그렇습니다. 말씀을 받아 모시면 처음엔 입에 달지만 소화가 되면 속이 쓰리고 아프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외톨이가 되어갑니다. 그러나 끝까지 참고 견디면 지금의 프란치스코 회원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함께 구원으로 이끌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천대받고 미움을 받는다고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받아 삼킨 말씀이 곧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세상 누구도 우리를 어찌 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들이 너를 대적하여 싸움을 걸겠지만, 너를 이겨 내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원하고 건져 낼 것이기 때문이다.”

 

저도 신학교 때부터 유학 가서 공부하거나 본당 신부를 하기보다는 피정의 집에서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깨달은 것을 나누어주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런 곳으로 와 있습니다. 시간이 많아서 TV보고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허비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그런 것들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교구청에 있을 때보다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말씀을 조금 더 먹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교구청에 있을 때보다는 신부님들과의 친교가 줄어들었고 혼자가 되어가는 느낌도 듭니다. 그렇지만 오늘 독서 말씀대로 그들이 나에게 돌아오게 할망정 내가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세상에서 외톨이로 만드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앞장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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