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30 조회수1,442 추천수9 반대(0)

나무의 수령을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중심에서부터 동그랗게 원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나무의 나이테라고 부릅니다. 움직일 수 없는 나무는 주변의 상황을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때로 태풍이 불고, 천둥이 치기도 합니다. 심한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 가기도 합니다. 산불이 나기도 하고, 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나이테는 그런 모든 아픔과 시련을 이겨낸 영광의 흔적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이, 모든 나무는 세상의 온갖 풍파를 온 몸으로 견디며 우뚝 서있는 것입니다.

 

지구별에 등장한 인류는 다른 생명들에 비하면 나이테가 아직은 적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나이테는 독특하며, 주변의 다른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직립보행이라는 나이테는 우리의 두뇌가 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시야가 더 높아지고, 우리의 성대는 더 많은 소리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언어라는 나이테는 나약한 우리를 하나로 연대하게 해 주었습니다. 언어를 통해서 우리는 부족, 민족, 국가라는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문자라는 나이테는 우리의 지식을 통합하게 해 주었습니다. 문자는 사자의 이빨보다, 곰의 발보다, 독수리의 눈보다, 치타의 다리보다 강한 힘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문자를 통해서 역사, 문화, 신화, 철학을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의미라는 나이테는 우리를 이 세상에서 살면서 영원한 세상을 갈망하게 하였습니다. 지구라는 작은 별에 살면서 은하와 우주를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인류는 어떤 나이테를 가지게 될까요?

 

인류의 역사는 두 가지의 흐름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은 허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리를 대면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동굴 속에서 보이는 희미한 빛은 진리가 보여주는 여명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동굴 밖에는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듯이, 우리의 삶은 진리를 향한 여정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기에 시련과 아픔, 좌절과 고통은 이겨낼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것이 신화, 종교, 철학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분명한 법칙과 질서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면의 소리, 영적인 세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수학, 과학, 경제는 이런 사고의 틀에서 발전하였습니다. 세상은 특정한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원자들은 일정한 법칙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법칙과 질서를 알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인간이 세상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금의 세상은 인간 중심의 세상이고, 인간이 만든 자본주의가 세상을 움직이는 것 같이 보입니다. 수치화된 디지털의 세상에서는 인격과 도덕, 사랑과 우정이 자리할 틈이 별로 없습니다. 이윤의 창출 앞에는 환경의 파괴도, 전쟁도, 폭력도 용인되는 상황입니다.

 

공자께서는 성숙한 인간의 나이테를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지학, 이립, 불혹, 지천명, 이순, 종심의 나이테를 말하였습니다. 학문을 배우고, 뜻을 세우고, 의혹이 없으며, 하늘의 뜻을 따르고, 세상의 이치를 알아, 어떤 일을 해도 그르침이 없는 삶입니다. 제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아직은 세상이 이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유혹이라는 바람 앞에 늘 흔들리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졌지만, 많은 것을 소유했지만 헤로데는 하늘의 뜻을 몰랐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였던 세례자 요한을 죽게 하였습니다. 억울한 죽음을 당하였지만 세례자 요한은 하늘의 뜻을 알았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커다란 나이테를 남겨 주었습니다. 우리는 회개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세례를 통해서 새로운 삶에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마치 여명의 눈동자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였습니다.

 

7월의 끝자락입니다.

내 삶의 나이테를 한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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