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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3 수/ 울타리를 뛰어넘는 사랑과 신앙의 다섯 단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2 조회수1,922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8주 수 마태 15,21-28(16.8.3)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마태 15,28)



the canaanite woman's faith





울타리를 뛰어넘는 사랑과 신앙의 다섯 단계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지역인 티로와 시돈에 가셨을 때 그 고장 토박이인 가나안 부인이 예수님께 ‘다윗의 자손’이요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딸이 호되게 마귀에 들렸으니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큰 소리로 청합니다(15,22). 그분께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십니다(15,23).

그러자 제자들이 나서서 예수님께 사악하고 미신적인 것에 물든 죄 많은 종족으로 여겨지던 가나안의 그 부인을 돌려보내라고 말씀드립니다(15,23). 예수님께서는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15,24)이라며 응하시지 않습니다.

가나안 부인은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거듭 청합니다(15,25).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가 누릴 구원을 이방인들이 누릴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15,26). 예수님께서는 그 부인을 따돌리신 것이 아니라 그녀의 신앙을 시험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부인은 자신이 구원을 누릴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15,27) 하고 말씀드리며 자기 신앙을 드러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의 크고 깊은 믿음을 보고 그녀의 딸을 고쳐주십니다(15,28). 이처럼 그분께서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신앙을 지닌 모두를 구원하셨습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당시 신플라톤주의의 영향 아래 형성된 교회 안팎의 수직적인 구조와 질서를 거슬러 예수님의 이런 보편적인 사랑을 온몸으로 살아냈습니다. 우리 또한 신앙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다가가기를 꺼려하고 왜곡된 사고와 우월감, 배타적 의식을 지니고 살지 않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가나안 여인의 태도를 통하여 하느님과의 소외를 극복하고 신앙으로 나아가는 다섯 단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그녀는 자신의 세계로부터 ‘나와서’ 청했습니다.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성향, 아집과 편견, 독단과 독선으로 가득 찬 자아, 현세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날 때 신앙에 이를 수 있는 까닭이지요.

다음으로 가나안 부인은 ‘소리 질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청하기에 앞서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예수님 앞에 온 마음을 다해 드러낸 것입니다(15,22).

셋째 단계는 기다림입니다. 그녀는 예수님께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시자 자기 기준으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침묵 가운데 자신의 신앙을 돌아봅니다. 기다리며 그분의 처분에 자신을 맡긴 것이지요.

넷째 단계는 다가감과 겸손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녀를 돌려보내자고 하자, 그녀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5,25) 자기 딸을 낫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녀는 자신을 올바로 인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구세주로 알아보았기에 자신을 낮추어 그분께 가까이 다가간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계속적인 대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신앙을 시험하시려고 곧바로 응답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녀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알고 믿었기에 거듭 청합니다. 이렇듯 간절하고도 계속적인 대화를 통해 구원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울타리를 뛰어넘어 조건 없이 모두를 사랑하고, 가나안 여인처럼 자신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며 겸손한 마음과 주님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확고한 신앙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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