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8.5 금/ 내 십자가를 지고 찾아가는 행복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4 조회수1,212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8주 금 마태 16,24-28(16.8.5)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마태 16,26)



The conditions of discipleship





내 십자가를 지고 찾아가는 행복의 길

오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의 삶의 태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16,26) 하고 말씀하십니다.

유대인들의 사고방식에서 목숨이란 영혼에 반대되는 육신이 아니라 전존재를 뜻합니다. 따라서 살아계신 주님의 성전인 자신의 목숨을 우주의 먼지에 지나지 않는 세상과 바꾸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됨을 깨우쳐주십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목숨을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사는 길을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려면 먼저 ‘자신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16,24).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의지로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끊어버리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끊는다든가 포기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사실 자신의 인간적인 노력의 표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버리려면 먼저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예수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소명을 지닌 사람인지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겠지요. 자신을 버린다는 건 그런 인식 위에서 주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것들, 곧 세상에 대한 애착, 물질에 대한 탐욕, 명예심, 인간관계를 분열시키고 온갖 번뇌를 일으키는 오욕칠정의 뿌리를 비워내는 것을 말합니다.

사도 성 바오로는 자신을 “죄인들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1티모1,15)이라 하였습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도 끊임없는 회개를 통하여 자신 안에 하느님을 모심으로써 자신을 ‘구더기만도 못한 사람’, ‘가장 보잘것없는 종’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인식을 통하여 자신을 철저히 비워내고 대신, 그 빈자리에 주님을 모셨던 것입니다.

주님과의 관계에서 자기 인식을 올바로 하는 사람들은 주님의 영에 이끌려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고, ‘세상이나 세상에 속한 것들을 사랑하지 않게’(1요한 2,15) 됩니다. 나아가 자기 집착에서 벗어나게 될 때 비로소 성 프란치스코의 말씀처럼 “자기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겨 두지 않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자 오직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분만을 갈망하는 진정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렇듯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으며 하느님만을 갈망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이 곧 참된 기도의 시작이요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하십니다. '제 십자가’란 겪게 되는 삶의 무게, 불편한 관계, 누군가에 대한 미움과 분노, 온갖 고통과 시련 등입니다. 공동선을 파괴하는 사회의 구조악, 인간존엄성의 파괴, 생명경시, 불평등과 차별 등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십자가를 내 힘이 아니라 자비와 정의이신 하느님과 더불어 져야 하고, 십자가가 구원의 선물로 바뀔 때까지 그것을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일상의 고통과 시련과 불편함을 인내하며, 우리 사회의 십자가를 사랑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바꿔나감으로써 진정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복된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