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5 조회수1,478 추천수12 반대(0)

고향에 계신 친지의 팔순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는데 한 어르신이 제게 질문을 하십니다. ‘익산가는 기차를 이곳에서 타는 것인가요?’ 저는 맞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의 기차표를 보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날도 덥고 하니, 시원한 곳에 계시다 오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자녀들을 만나는 기쁨이 크신지, 한 시간 넘는 시간을 대합실에서 기다리신다고 하십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8월의 무더위도 기꺼이 참으시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팔순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아들 신부님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개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많이 아프셔서, 다른 사람은 잘 못 알아보았지만 아들 신부님이 오시면 알아보셨다고 합니다. 몸이 불편하심에도 언제나 아들 신부님이 오시면 밥을 준비해 주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거동이 불편하셔서 아들 신부님을 위해서 밥을 차려주시지는 못하지만 아들 신부님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십니다. 이것이 성모님의 마음이고,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입니다.

 

저도 서울 올라오는 길에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동생 수녀님은 어머니와 함께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대천의 요나의 집, 제주도, 수완보를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23일 기차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옆에 계신 어머니는 묵주기도를 하시고, 저는 책을 읽었습니다. 문득 생각하니 어머니와 함께 기차여행을 한 것이 처음입니다. 25년 사제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한 것은 이번 고향 가는 길이 처음이었습니다. 고향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꼭 제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 생존하실 때 잘 모셔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원하는 일만 할 수 없습니다. 때로 원하지 않았던 일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십자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갈 때, 우리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얻어도 목숨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십자가는 우리 구원의 열쇠입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충실하게 지고 가야하겠습니다.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가뭄도 견디고, 바람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집도 기둥이 있어야만 오랜 세월 지탱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뿌리와 같은 사람, 건물의 기둥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봉사자들입니다. 저는 겉으로 드러난 꽃이라면 봉사자들은 어둠 속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소나기처럼, 우리들 모두는 주님을 위한 봉사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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