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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5.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한다.- 파주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5 조회수1,621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16,24-28(; 연중 18주 금요일)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의 신원과 수난예고가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오늘 복음은 누가 나를 따르려면”(마태 16,24)으로 시작됩니다. 곧 어제 예고하신 수난의 길을 함께 가려는 자를 찾으십니다.

   그런데 그 길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습니다. 누구든지라는 말 속에는 원하기면 하면 누구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곧 그가 이방인이든 죄인이든, 노예든 자유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병자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따르려면 이라는 말 속에 있는 누군가의 뒤를 따른다.’는 것은 곧 그의 제자 됨을 의미합니다. 앞서 가는 자가 아니라 뒤따라가는 자가 제자인 까닭입니다.

   그리고 그 따름은 그 누구인가가 아니라, 바로 어제 복음에서 말한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을 따르는 것을 말하며, 바로 당신이 걸어야 하는 수난의 길을 따를 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이 말씀은 먼저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기를 원하는 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그러기에 먼저 우리는 진정 예수님을 따르기를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러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조건 두 가지를 제시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십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두 번째 조건인 제 십자가를 지고에 대해서만 보고자 합니다.

   ‘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단지 고통을 받아들여 짊어지는 것만은 마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는 죄인을 못 박는 사형도구이기에, 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곧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곧 죄를 지고 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허약함과 무력함을 품고 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다.’ 라는 말의 원어의 뜻이 어머니가 애기를 가슴에 끓어 안다’ ‘가장 소중한 것을 가슴에 품다라는 의미이기에, 십자가는 마지못해 억지로 떠맡아지는 것이 아니라, 흔연히 자발적으로 품는 것이요, 사랑으로 끓어 안는 것임을 말해 줍니다. 곧 자신의 죄와 허약함을 소중히 맞아들여 품고 사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십자가를 지셨는가?

 

   예수님께서는 그 본보기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사실, 우리는 십자가를 만나며, 곧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 자신의 나약함이나 무능력을 만나면, 그것을 제거하고 해결하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결코 그 십자가를 제거하지도 해결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제거할 수 없으면 그것을 피하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결코 그것을 피하지 않으셨고, 우리는 십자가를 피해갈 수 없기에 참고 견디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결코 그것을 참고 견디지도 않으시고 기꺼이 하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견디기 힘들어서 건너 띠거나 초월하고 싶어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결코 십자가를 건너 띠지고 초월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결국 우리는 십자가와 타협하거나 무관심하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결코 그것과 타협하지도 무관심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속에서 사랑을 이루셨습니다. 그것을 통하여 사랑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고통을 당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사랑하는 데에 있는 까닭입니다. 당신의 사랑은 우리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있고, 우리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까닭입니다. 그토록, 우리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바로 그 십자가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그 무력한 사랑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비록 죄와 허약함과 고통 중에 있어도, 그것을 벗어나려 하기보다 바로 그 속에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그것을 통하여 그 속에서 자비와 용서를 품고 신뢰로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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