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8.8 월/ 성전이신 예수님께 바쳐야 할 마음의 성전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7 조회수1,350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 마태 17,22-27(16.8.8)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 받는다.”(17,26)



Payment of the temple tax





성전이신 예수님께 바쳐야 할 마음의 성전세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모여 있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17,22) 라고 하십니다. 벌써 두 번째 수난 예고인데 예수님의 말투에는 수난의 임박함이 짙게 묻어 있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몹시 슬퍼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카파르나움으로 갔을 때 성전세를 거두는 유대인들이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성전세 내는 문제에 대해 묻습니다. 서기 70년 8월 29일 로마군이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기 이전에는 제관들을 제외한 스무 살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는 모두 성전 유지를 위해 매년 반 세켈을 바쳤습니다(탈출 30,13-15).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권위자나 군주들은 자국민들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를 받는 이들에게 세금을 받듯이, 하느님의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 받았다고 하십니다. 성전 자체이며 성전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그분을 따름으로써 성전에 속한 제자들은 당연히 성전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긴 하지만 그들의 비위를 거스를 필요는 없으니 세금을 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하신 까닭은 만물의 주인으로서 인간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도 얼마든지 당신의 뜻을 이루실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을 앞부분에서 예고하신 수난의 맥락에서 묵상해보면 성전은 결국 그들의 물질적 탐욕과 이기심, 적대와 배척으로 포장된 세금으로 유지하려 하여도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전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 파스카 희생제사로서 성전을 대체하실 것입니다.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바치심으로써 성전을 정화하려 하신 것이지요.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자유로우신 예수님께서 세상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의 질서를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들이 바칠 세금은 손에 만져지는 화폐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성전세를 어떤 마음으로 바쳐야 할까요?

성전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자신 전부를 기꺼이 바쳐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세를 바치심으로써 세상 한복판으로 들어오시어 세상을 정화하시고 구원하셨듯이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야겠지요.

어떤 사람은 철저히 인간적이고 물질적인 데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금 문제를 포함하여 사회생활 대인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마음으로 하느님을 닮기 위해 예수님처럼 행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화폐로 세금을 바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전이신 예수님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 거룩한 마음과 헌신하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바쳐야 할 세금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실행함으로써 그분을 닮고 그분의 사랑과 정의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물질의 봉헌이나 형식적 의무이행은 꼬박꼬박하면서도 동료 인간들에게 무관심하고 나누지 못한다면 인간답다고 할 수 없겠지요.

오늘도 성전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성전세를 내는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진정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나와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기꺼이 봉헌하는 우리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