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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8.고기를 잡아 열어 보아라-파주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아오스딩수사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8 조회수2,530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17,22-27(; 연중 19주 월요일)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이십니다라는 고백 후에, 첫 번째 수난과 부활에 대해 예고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통하여 수난과 부활의 영광된 모습을 보여주신 후에, 갈릴래아에서, 또 다시 두 번째로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하건만, 이를 알아듣지 못한 제자들은 몹시 슬퍼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미리 알려주시는가?

 

  그것은 <첫째>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그저 우연히 발생한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계획하신 섭리임을 밝혀주기 위함이요, <둘째>는 당신께서 하느님의 그 계획에 기꺼이 동의하시고, 함께 하신다는 것을 말해주기 위함이요, <셋째>는 제자들에게 그때를 준비하여 부활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시기 위함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는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내시는 장면입니다. 성전세는 모세가 누구나 자기 영혼의 속죄를 위하여 주님께 반 세겔을 내야 한다.”(탈출 30,13 참조)고 말한 대로 영혼과 육신의 속죄를 위해 내는 세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파르나움에 이르렀을 때, 성전세를 거두는 이들이 베드로에게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세를 내는지를 묻자 낸다.’고 대답하고 집으로 들어가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성전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금은 자신이 다스림을 받는 왕에게 내는 것임을 일깨워주면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니 성전세를 면제받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십니다. 이 반문은 마치 잃어버린 소년 예수를 성전에서 찾았을 때, 그 부모에게 한 반문을 떠올려줍니다. "내가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루가 2,49)라는 말씀처럼, ‘어떻게 아들이 자기 아버지의 집을 위한 세금을 낼 수 있겠는가라는 반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것은 남을 생각해서 입니다. 곧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 때문입니다. 자신이 옳긴 하지만, 무모한 분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당신께서 가지신 특권과 자유를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사랑을 위해서 사용해야 함을 몸소 보여주십니다.

   그러니 이는 결코 타협이 아니라, 지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무모한 분쟁을 가질 필요가 없기에 지혜로운 방법으로 세금을 내기로 하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당신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여라”(마태 10,16)라고 하셨듯이, 당신께서도 몸소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는 이웃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세금 낼 돈은 어디서 구할 것인가? 호수로 가서 낚시를 해서 먼저 잡힌 물고기의 입을 벌리면 은전이 들어있을 테니 그것으로 세금을 내라고 하십니다. 참으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당신의 거룩한 권능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땅에서도 동전을 취하실 수도 있었지만 호수에서 그 기적을 이루십니다. 물고기는 교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삶의 씁쓸한 혼돈으로부터 건져진 물고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도들의 낚시 그물에 잡혀 온 물고기와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한 마리의 물고기입니다. 당신 생명의 호수를 헤엄쳐 다니는 한 마리의 물고기입니다. 당신 사랑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물고기입니다. 당신 그물에 걸려든 한 마리의 물고기입니다. 그리고 제 입에는 당신 형상이 새겨진 고귀한 동전이 물려있습니다. 당신 말씀이 물려있습니다. 제가 당신께 속해 있는 까닭입니다. 당신이 저를 먹여 살리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 영혼을 당신께 바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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