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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11.“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파주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1 조회수1,913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18 21-9,1(연중 19주 목)

 

    오늘 <복음>의 비유에는 대조적인 두 인물이 등장합니다. 곧 한편에는 조금만 참아달라는종의 간청에 대해, 단지 참아 주는 것을 넘어서서 청하지도 않은 빚을 그냥 아무런 조건 없이, ‘먼저탕감해주는 자비로운 왕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동료의 간청을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동료를 끌고 가서 빚진 돈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어버리는”(18,30) 무자비한 종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용서의 특성을 세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용서하되 끝까지 용서하라는 것이요, <둘째>용서하되 먼저용서하라는 것이요, <셋째>용서하되 진심으로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첫째> 용서하되 끝까지 용서하라는 말씀은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마태 18,22).

 

    이는 용서에는 한계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곧 용서하되 무한히, 계속해서, 끝없이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한 번 혹은 몇 번 용서해보고 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미처 받아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용서하라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그렇게 우리를 용서하셨듯이 말입니다.

     <둘째> 용서하되 먼저용서하라는 말씀은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너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할 것이 아니냐?”(18,33)

 

    이는 용서의 이유를 밝혀줍니다. 곧 우리가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잘못을 고백하기도 전에, 아니 잘못했노라고 인정하기도 전에, 혹은 용서를 청하기도 전에, 당신께서는 먼저우리를 용서하신 까닭임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사랑하기도 전에 먼저우리를 사랑하셨고, 우리가 구원을 청하기도 전에 먼저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까닭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 내 형제가 용서를 청하기도 전에, 혹은 비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고백하기도 전에, ‘먼저용서함으로써 하느님의 용서가 그들에게 베풀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이 됩니다. 그것은 우리 역시 하느님의 용서에 참여하게 되고, 그 용서를 통해 구원으로 인도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용서해야 할 궁극적인 이유는 먼저우리가 용서를 통해 구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 용서를 통해 타인을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용서하되 진심으로 용서하라는 말씀은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너희가 진심으로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실 것이다(18,35).

 

    이는 용서의 태도를 밝혀줍니다. 곧 오직 진심으로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선심 쓰듯이 혹은 값싼 동정심에서 용서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혹은 의무감이나 보상을 얻기 위한 방편에서도 아닙니다. 혹은 남의 시선이나 평가, 또는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오로지 진심으로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용서하되 하느님의 마음으로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용서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원망도 원한도 없는, 분노도 미움도 보복도 없는, 오직 사랑만이 있는 용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용서란 오늘 <복음>에서, 왕이 빚진 종을 가엽이 여겨 빚을 탕감해주고 놓아 보내는 것(18,26)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우리는 입었기에, 이제 우리 역시 이웃과 형제들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풀어야 할 일 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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