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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16 화/ 하느님을 차지하기 위한 영적인 다이어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5 조회수1,105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0주 화, 마태 19,23-30(16.8.16)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마태 19,23)









하느님을 차지하기 위한 영적인 다이어트

오늘 복음의 대목의 본 의미는 부자가 구원받기 어렵다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든 스스로의 힘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고 하느님의 손길에 의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승과정에서 추종을 거부한 부자 이야기에 이어 이 대목을 배치하면서 ‘부자’란 말을 가필한 결과 더 좁은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바라던 부자 청년이 떠나간 뒤에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부자는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하지 않으시고 ‘어렵다’고 하신 것을 보면 재물이 구원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구원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고, 하느님께서는 온갖 장애를 넘어 무슨 일이든 가능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간절한 사랑과 끊임없는 은총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의 손길을 거부하는 걸림돌을 만든다면 구원에 이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부의 근원인 하느님을 차지한 사람이 진정한 부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느님을 소유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차지하려면 나 자신이 하느님께서 머무실 거처요 성전이 되어야겠지요. 하느님의 거처가 되려면 내 안의 것들을 비우고 버려야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치 재물이 구원에 걸림돌이 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재물에 애착을 두고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내 안에 하느님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재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는 대신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것이 주인인양 섬기며 사는 것이 문제입니다. 돈과 권력,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일, 외모를 꾸미는 일,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허영, 다른 이들과 비교하는 습성, 자신을 깎아내리는 버릇 등이 바로 구원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셈입니다.

관계 안에서 보면 움켜쥐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낌없이 나누는 사람이 하느님을 차지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빈자리를 만들고 그 빈자리에 무엇을 채우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빈자리에 세상 재물과 이기심과 탐욕, 미움과 분노, 열등감과 편견, 부정적 시각과 절망의 씨를 뿌리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의존하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존재임을 망각하고 자신과 세상을 우상으로 섬길 때,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티로의 군주가 들었던 다음과 같은 죽음 선고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너는 그 큰 지혜로 장사를 하여 재산을 늘리고는,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너는 네 마음을 신의 마음에 비긴다. 그러므로 너는 이방인들의 손에 넘겨져,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의 죽음을 맞이하리라.”(28,5-6.10)

오늘도 하느님을 섬기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 주신 모든 것을 이웃과 기꺼이 나눔으로써 바늘귀를 통과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순간을 이어가길 기도합니다. 모든 것을 비워내는 영혼의 다이어트를 통해 주님을 따르는 복된 삶을 포기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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