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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신이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6 조회수1,628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면서도, 네 마음을 신의 마음에 비긴다.
 >


독서:에제키엘 28,1-10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며칠 전 올림픽 축구 온두라스와의 8강을 보며 우리는 많이 아쉬워해야만 했습니다. 실력은 객관적으로 월등했고 경기 내용도 그랬지만 결과는 역습 한 번에 당하여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던 독일은 온두라스를 이기고 올라온 포르투갈을 4-0으로 대파한 직후에 벌어진 경기였습니다. 그 뉴스가 전해지자 우리 모두는 한국 팀이 혹시 온두라스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나 않을까 우려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만하면 이길 수 없는 게 스포츠이고, 특히 여러 명이 팀을 이뤄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가 시작되자 우리가 멕시코를 맞아 플레이를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팀을 위한 플레이가 아니라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는 플레이를 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패스를 안 하고 자신이 무리한 슛을 때리고, 동료를 이용하지 않고 너무 혼자 많이 몰고 다니다 빼앗기는 장면이 여러 번 보였습니다. 어차피 이길 것이니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듯 경기를 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내가 잘못 평가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의 기사와 댓글들을 보니 이런 시각으로 본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 그들도 많은 것을 아픔 속에서 깨닫게 되었겠지만 사실 저도 내심 뜨끔하였습니다. 저도 본당에 부임하던지 교구청에서 살던지 지금의 영성관에서 살던지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는 한다고 하지만 결국 많은 공을 세워 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볼 때, 그렇지 않았다고 선뜻 대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능력을 펼칠 수 없는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도 많았는데, 내심 더 많은 시간과 자유로움을 통해 저의 뜻을 이루기 위한 마음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하느님께서 이렇게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사람들을 꾸짖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스스로의 영광을 구하다니, 네가 신이냐?”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마음이 교만하여, ‘나는 신이다. 나는 신의 자리에, 바다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신이라 여긴 적이 없을까요? 내가 신처럼 모든 것을 다 아니 성경공부나 영성서적 읽기 등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적은 없었습니까?

과연 너는 다니엘보다 더 지혜로워, 어떤 비밀도 너에게는 심오하지 않다.”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보다 세상 것을 알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더 크다면 내가 하느님보다 더 지혜롭다고 믿는 것입니다. 아담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은 것이 내가 하느님보다 더 지혜로우니, 굳이 하느님이 하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할 필요가 있겠나?’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하지 않고 그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마음이 곧 내가 신이다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위들입니다.

혹은 이 세상의 명예나, , 쾌락 등을 즐기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 앞에서 우쭐거린 적은 없습니까?

너는 그 큰 지혜로 장사를 하여 재산을 늘리고는,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우리가 자랑해야 할 것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 뿐입니다. 이 세상 것은 사라질 쓰레기에 불과한데 그런 것들로 자신을 들어 높이니 스스로의 영광을 추구하는 신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신은 한 분뿐이시고 스스로를 신으로 여기는 이들에게는 당신의 영광을 주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영광을 당신께 올리며 겸손하게 우리 자신은 당신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임을 고백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영광을 돌려주십니다. 따라서 교만하여 스스로를 신처럼 여기는 이들에게는 멸망밖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너를 학살하는 자 앞에서도, 네가 감히 나는 신이다할 수 있겠느냐? 너는 너를 살해하는 자들의 손에 달린 사람일 뿐이지 신이 아니다라는 것을 일깨워주시기 위함입니다. 이 세상에서 건강을 잃고, 가족을 잃고, 명예를 잃고, 돈을 잃고, 멸시와 모욕을 받게 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신이 아님을 깨닫고 하느님께만 의지하게 만들기 위함이신 것입니다.

 

지난번 런던 올림픽 때 마지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과의 경기를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 홍명보 감독은 종료 2분 남기고 김기희 선수를 출전시켰습니다. 첫 출전이었던 것이고, 만약 그 몇 분을 뛰지 않았다면 군면제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김기희 선수는 4강까지 올라오는데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벤치를 지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 벌기 목적으로 내보낼 때 기쁜 마음으로 운동장을 밟았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앞에서 스스로 낮추는 이들에게, 당신의 뜻을 따르는 이들에게 당신이 준비한 영광을 주십니다. 예수님도 겸손한 순종으로 부활하셨고, 성모님도 하느님의 종이 되심으로 승천의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스스로 높아지려면 멸망뿐입니다. 이 진리는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통용되는 것이니 믿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신입니다. 맞습니다. 신이 될 것입니다. 스스로 신이 됨을 포기하고 유일한 신이신 그분께 무릎 꿇고 있을 경우에만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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