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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새로운 계약의 궤 -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님(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6 조회수1,520 추천수1 반대(0) 신고

제1독서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둔 여인>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제2독서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 속한 이들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20-27ㄱ 

 

복음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56


 

 

 

성모 승천 대축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2016년 08월 15일, 08월 16일) 새로운 계약의 궤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 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묵시 11,19;12,1-2).

어제 성모 승천 대축일 제1독서 묵시록에서 요한 사도는 하늘의 표징을 봅니다. 하늘 성전 안에 있는 ‘계약 궤’가 그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임신한 여인’을 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늘 성전의 계약궤와 임신한 여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그러니까 계약...의 계와 여인은 동일한 표징입니다.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에 있었던 ‘구약의 계약의 궤’에는 대사제 아론의 지팡이와 영도자 모세의 율법판이 들어있었습니다. 계약의 궤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셨던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표지였습니다. 한편 여인은 임신을 한 상태입니다. 교회는 이 여인을 전통적으로 마리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여인의 몸 안에는 아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 아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아론보다 더 위대한 대사제이시며 또한 사랑의 율법을 제정한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당신 생명을 우리 인간을 위해 봉헌하시면서 ‘희생제사’를 드리셨습니다. 또한 이 십자가에서 목숨을 내주시면서 당신 ‘사랑의 법’을 몸소 우리 인간들에게 드러내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약의 대사제이시며 새로운 사랑의 법을 제정하신 예수님을 임신한 마리아는 ‘새로운 계약의 궤’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모님은 당신 몸에 예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계약의 궤이십니다. 구약의 계약의 궤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신약의 계약의 궤’이십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 덕분입니다. 그렇지만 성모님은 하느님의 은총에 전 인생을 걸고 협력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들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에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3-24)는 주님의 말씀에 놀란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 모든 것이 가능하신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한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루카 1,46-50).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 덕분에 계약의 궤가 되신 복되신 마리아는 묵시록의 말씀처럼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의 길을 걸어가셔야 했습니다. 해산의 고통과 진통은 하느님의 힘에 온전히 협력한 인간이 받아야 할 현실입니다. 은총이 모든 걸 해결주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성모님은 당신 아드님처럼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아드님의 십자가를 온전히 당신 몸에 품으셨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49). 이 노래의 예언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성모님이 돌아가신 후 주님이 성모님의 영혼과 몸을 온전히 당신 품에 들어올리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성모님 품 안에 주님이 계셨지만, 이제는 성모님이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주님 품 안에 계십니다. 이것이 ‘성모 승천 대축일’의 뜻입니다.

스페인 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수사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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