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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기들만 먹는 목자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6 조회수2,03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 나는 내 양 떼를 그들의 입에서 구해 내어,
다시는 그들의 먹이가 되지 않게 하겠다. >


독서: 에제키엘 34,1-11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한 남자는 어떤 양치기가 모든 양들을 각각의 이름으로 불러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이것이 사실인지 직접 가서 물었습니다. 양치기는 한 양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다른 양들은 풀을 뜯으며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있는데 한 마리 양이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같은 방식으로 목자는 자기 주위로 12마리를 불러냈습니다. 이를 본 방문자가 말했습니다.

어떻게 당신은 양들을 분간할 수 있지요? 양들 모두가 다 똑같아 보이는 데요.”

목자는 자기 양들 중에서 흠 없는 양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각각의 결점으로 자기의 모든 양을 구분했습니다.

목자는 그 남자에게 어떤 낯선 사람도 양을 속일 순 없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는 그 목자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서 양떼에게 갔습니다. 그는 가장해서 목자의 목소리와 아주 비슷하게 말해 보았으나 양떼 중 어느 한 마리도 그를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출처] 양을 아는 목자 / 예화 |작성자 천리향

 

양들이 목자를 알아보는 이유는, 아기가 사람을 잘 알아보는 이유와 같습니다.

전에 보조교사로 아이들 풀장 물놀이 갈 때 따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한 아기가 허리밖에 안 차는 물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일어서면 되는 데 말입니다. 그때 유치원 교사가 물로 뛰어들더니 아이를 집어 올렸습니다. 아기는 물을 먹어서인지 마구 울어댔습니다. 아기들은 자기들 허리밖에 차지 않는 물에서도 익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아마 진짜 교사와 보조 교사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위주로 생각했고, 교사는 아기들 위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저를 따라오지 않습니다. 가장 완전한 관상가들은 아기들이라고 합니다. 동물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봅니다. 왜냐하면 가장 약할 때 누구를 믿어야하는지 가장 잘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에제키엘 예언자가 활동할 때 이스라엘의 목자들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먼저 자기 배를 불리고 양들을 본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양들을 이용하여 자기 배를 불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하여 목자들을 나무라십니다.

불행하여라, 자기들만 먹는 이스라엘의 목자들!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목자가 아니냐?”

자신의 배부름을 먼저 생각하면 타인의 배고픔은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할 때부터 스위스 치즈 마니아가 되어 지금도 막대한 양을 수입하여 먹는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굶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덕분에 그렇게 살이 찌는 것이란 소리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정은만 배부른 게 아닙니다. 사제인 저도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굶고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저를 목자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먹여야하는데 자신 먼저 먹는 목자들! 우리가 북한 주민을 보는데도 그렇게 가슴이 아픈데 하느님이라면 제 때에 음식을 받지 못하는 양들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그런데도 북한 사람들은 누가 자신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면서도 그 지도자들을 섬겨야 하는 것이 더 가슴 아픕니다. 어쩌면 어떤 신자들이 사제들을 바라볼 때도 마음이 탐탁지 않지만 그런 모습으로 대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이런 목자에게 목숨을 걸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에게서 양떼들이 더 이상 먹이가 되지 않도록 구해내어 그들을 내치시겠다는 것입니다.

 

저희 논문 지도 교수님은 사제관에 가난한 사람들을 데려와 함께 사셨습니다. 옷은 주워 입으셨고 매우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그때는 한국 들어가면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하며 결심했었지만 정작 너무 풍족하게 살고 있어서 항상 죄책감이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목자의 모습은 자기 배만 불리는 김정은의 모습이 아니고, 그렇게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모습이 아닙니다. 양을 배불려서 자신은 말라 있는 보잘 것 없는 모습이 된 목자의 모습일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그런 모습으로 갈 용기를 주시기를 청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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