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17 조회수3,954 추천수12 반대(0)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애송하시던 시가 있습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훗날 다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리니(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김구 선생님은 좋은 말씀을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얼굴이 잘 생긴 것은 몸이 건강한 것만 못하고, 몸이 건강한 것은 마음이 바른 것만 못하다. 커다란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내 마음이다.’

 

윤동주 시인은 서시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대부분의 본당에는 교구장님, 주교님의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본당에서 사목을 하였던 본당신부님들의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두 곳의 본당에 저의 사진이 걸려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의정부교구가 된 적성성당시흥5동 성당입니다. 김구 선생님께서 좌우명으로 삼았던 시처럼 올바른 길을 걸었는지 늘 부끄럽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살고자 했던 것처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는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었는지,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했는지, 저에게 주어진 길을 충실히 걸어갔는지 부끄럽습니다.

 

내일은 사제평의회가 있습니다. 교구는 인사이동을 발표할 것입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길 것입니다. 신부님들께서 지나간 자리가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참된 목자의 길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천길 물길은 알아도 한길이 안 되는 사람의 마음은 모른다.’라고 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외모와 재물로 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이라는 안경을 쓰고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신앙은 길이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신앙은 하느님께 대한 충실한 마음으로 평가 받는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수도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하느님을 알았는지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이웃을 평가하고, 비난하기 전에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먼저 충실하게 이행하여야 합니다. 평가와 비난은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 두어도 괜찮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