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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3 화/ 하느님의 아름다운 잔이 되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2 조회수1,11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21주 화 마태 23,23-26(16.8.23)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마태 23,26)




Denunciation of the Scribes and Pharisees





하느님의 아름다운 잔이 되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먼저 십일조에 관한 그들의 행태를 지적하십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느님의 절대적 점유권을 상징하는 뜻에서 소출의 십분의 일을 사제들의 생활에 보태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모든 소출에 십일조를 확대시켜 적용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일조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실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23,23). 곧 십일조라는 최소한의 규범을 지키는 것에만 만족하지 말고, 각 사람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권리와 인격을 보호하고 이롭게 하며, 성경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활고와 실업 등으로 십일조마저 낼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을 품지 못하는 교회는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요?

또한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것을 고의적으로 외면하거나 사소한 일에 집착한 나머지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깨우쳐주십니다(23,24). 어떤 상황에서든 본말이 뒤바뀐 생각과 행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복음 가치의 상대화, 대인관계의 갈등, 인간 소외와 불의를 가져오게 마련입니다.

가톨릭 교회법전은 “교회법적 공평을 지키며 영혼들의 구원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것이 교회에서 항상 최상의 법이어야 한다.”(1752조)고 규정합니다. 이는 모든 교회규범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정신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우에 이 근본정신을 망각한 채 문자에 얽매여 신속한 문제해결만 서두르는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대로 모든 이가 인간답게 사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겉은 깨끗하나 속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찬 잔과 접시로 상징되는 인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누구든 겉과 속이 같아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사람이란 외모가 빼어난 사람이 아니라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움이시고 선이시며 정의이신 하느님을 반사하는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이겠지요.

살다보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서, 또는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기 위해서 위선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결국 자기중심적이며,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교만한 태도라 할 것입니다. 영적 성숙, 거룩함은 달리 말하면 하느님 앞에서의 정직함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이와는 달리 실천 없이 말로만 가르치며 위선에 빠졌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대로 영혼 구원을 위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라는 근본정신을 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머리나 입으로만 살려 하지 말고, 온 마음과 온 정신과 혼을 쏟아 그 근본정신을 실행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설령 영적인 것이라 하여도 이것저것 다 탐내고, 좋은 강의는 다 듣고 싶고, 많은 것을 가르친다 해도 사랑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른 이들에게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보이면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이겠지요. 죄로 기우는 경향을 지니고 세상의 유혹에 맞서 싸우며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삶 자체가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렇지만 그 십자가를 지고 그래도 하느님의 사랑을 품고 그분의 뜻대로 행동하는 아름다운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거룩함의 원천이신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예수님의 가르침과 발자취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여 행동함으로써, 겉과 속이 모두 깨끗하고 아름다운 주님의 그릇이 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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