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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십자가 어리석음의 복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5 조회수1,54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사람들에게는 걸림돌이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
 

독서: 코린토 1서1,17-25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한 직장인 남자가 퇴근하다 길거리 떡볶이 집에서 떡볶이를 먹으려고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꾀죄죄한 남자 아이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슬쩍 봐도 온전한 가정에서 자란 것 같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꼬마 아이에게 떡볶이 같이 먹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는 멈칫 했지만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라고 설득하고 나서 시킨 것이 많아서 나눠먹자고 했다고 하니 순순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떡볶이 2인분, 그 속에 만두 2인분을 넣어 음식이 나왔으나 아이는 먹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아이는 동생...”이라고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아저씨는 동생도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역시 흙을 잔뜩 묻히고 놀이터에서 뛰어온 여자 아이. 남자아이는 7, 여자 아이는 5.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분들은 버려진 박스를 주우러 나가셨다고 했습니다. 한 번 술을 마시면 몇 만원어치 먹으면서도 이렇게 굶는 아이들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과자를 사서 들여보내고 그 집으로 20킬로 쌀을 사서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가 바라는 것은 부모 당사자밖에는 없습니다. 부모를 대신해 줄 누구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모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참 기쁜 소식은 그런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복음이란 사랑밖에는 없고, 그 사랑은 자기를 내어주는 희생으로밖에는 표현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복음은 십자가밖에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음 선포 내용의 핵심이 바로 십자가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여기서 유다인들은 교만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자신 앞에 나타나서 그 사랑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들입니다. 십자가의 희생 같은 것은 필요 없고 자신이 믿을 수 있도록 놀라운 이적을 행해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에게 요나의 기적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요나의 기적이란 당신이 돌아가신 뒤 사흘 만에 살아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래도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만은 끝까지 자신만 믿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은 현세를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현세에 이익이 되는 지혜가 아니면 믿지 않겠다는 부류입니다. 하느님은 자신들을 위해 이 세상에서 성공하게 해 주는데 도움을 주어야지 이 세상에서 손해를 보게 만드는 신이라면 믿지 못하겠다는 부류인 것입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금송아지로 만들었던 것처럼 자신들이 주인이 되고 하느님은 자신들의 뜻을 따라주기를 바라며 세상에서의 이익을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려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당시에도 그렇게 지금도 그렇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복음을 변질시키는 선포자들이 있습니다. 나주에서처럼 기적이나 표징으로 사람을 끌어들이게 하거나, 혹은 하느님을 믿으면 이 세상에서 우환이 없고 집안이 잘 된다는 식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예수님께 표징만 요구하다가 결국 자신이 신이 되고픈 마음이 폭로되어버린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그분이 자신들의 걸림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목적인 이들에게는 십자가가 어리석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복음의 내용을 변질시켜서는 안 됩니다. 주님은 당신 십자가를 매일 지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다른 복음을 전하는 이는 저주를 받아야 한다고 바오로는 말합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그렇더라도 십자가가 참 복음임을 깨닫고 그 사랑 앞에 무릎 꿇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서만이라도 십자가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가 많은 사람을 얻는다는 명목으로 없는 표징을 만들어가며 보여주려 노력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어떤 종파들처럼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서의 성공을 가져다 줄 것처럼 복음을 선포해서도 안 됩니다. 바오로는 무엇이 참 복음인지 알았고 어떤 방향으로도 휘지 않았습니다. 복음이란 기적신앙도 아니고 기복신앙도 아닙니다. 복음은 십자가를 통해서만 주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복음은 이런 십자가신앙이 주는 기쁨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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