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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6 금/ 말씀의 등잔에 사랑의 불꽃을 피우며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5 조회수2,314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21주 금, 마태 25,1-13(16.8.26)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마태 25,4)



The parable of the ten virgins





말씀의 등잔에 사랑의 불꽃을 피우며

오늘 복음에서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로 묘사됩니다.”(25,1) 여기서 신랑은 다시 오실 그리스도요(9,15), 열 처녀들은 그리스도인들을 뜻합니다. 그들 가운데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슬기로운 이들도 있고, 듣고도 지키지 않는 어리석은 이들도 있습니다(7,21-27).

선인들과 악인들이 함께 사는 불완전한 공동체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내림을(24,48) 안타까움 속에 기다립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한 밤중, 뜻밖의 시간에 오실(25,6.13) 주님을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기다리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준비하고 있다가 마중 나가야 할 것입니다(1테살 4,17).

이렇듯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늘 깨어(24,42; 25,13) 준비하고 실행한 이들은 마지막 날의 축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은 이들은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25,11) 하고 청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7,21-23. 24-27).

예수님의 제자다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깨어 있는 것입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오시는 분이 누구이시며 기다리는 나는 누구인가를 분명히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식 차원만이 아니라 주님을 맞기에 합당한 삶을 포함합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시든 내 모습이 주님 보시기에 좋은 상태여야겠지요. 만반의 준비를 하고도 잠들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는 깨어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빌려올 수도 없으며,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각자가 책임져야 할 신앙의 문제요, 하느님과의 고유한 인격적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 등과 기름을 준비해야 합니다. 주님을 맞아들이기 위한 등은 무엇이고 기름은 무엇일까요? 등은 주님의 말씀이요 그 말씀과 주님의 영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인 깨끗하고 순수한 내 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이란 인내와 희망 가운데 주님을 기다리는 몸짓이요, 그분을 갈망하는 거룩한 열정이며, 말씀에 대한 목마름과 실행하는 태도입니다.

기름에 불을 붙이는 것은 말씀의 실행을 말합니다. 곧 가장 작은 이, 소외되고 보잘것없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사랑하고 주님으로 모시는 사랑의 실천을 뜻합니다. 그것은 주님을 향한 기도요, 선이신 주님의 사랑과 정의 안에 머무는 행실을 말합니다. 사랑의 불꽃은 나의 어두운 영혼과 세상의 어둠을 밝힐 것입니다.

우리 모두 언제든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등과 기름을 준비하고 깨어있도록 합시다. 등도 기름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 곧 말씀을 듣지도 실행하지도 않는 사람이 될 수야 없겠지요. 또 어정쩡하게 등은 준비했으나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곧 말씀을 듣기는 하나 실행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되겠지요.

오늘도 불현 듯 나를 찾아오실 주님을 사랑으로 기다리는 가슴 설레는 행복한 날이 되도록,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씀을 경청하고, 주님의 영 안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사랑의 모닥불을 피웠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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