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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한 최고의 비행 (이벤트 선정에 감사드리며)
작성자정동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5 조회수1,151 추천수6 반대(0) 신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한 최고의 비행

    2015년 9월22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5박6일 동안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하셨습니다. 전용기가 없는 교황님은 항상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시는데, 한국에 오실 때는 대한항공을 타셨습니다. 미국에 가시기 위해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오른 교황님은 승무원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셨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동안 어떤 특별대우도 원하지 않습니다. 나를 여기 있는 모든 탑승객들과 똑같이 대해주십시오." 탑승객 중에는 추기경들도 있고, 기자단도 있고, 수행원들도 있었지만 교황님은 그들보다 더 특별하게 대접받는 걸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비행 내내 소탈한 모습을 보이시며 여느 승객과 다름없는 서비스를 받으셨습니다. 교황님은 대한민국 시장통에서 상인들이 외치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교황님은 14시간 비행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승무원을 불러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실 때 승무원들에게 일일이 마음을 담은 감사 인사를 전하신 교황님 덕분에 큰 감동을 받은 승무원들은 동료들에게 인생 최대의 비행을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13억 가톨릭 교우의 대표이신 교황님도 특별대우를 원하지 않으셨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돈이나 권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온갖 치졸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유세를 부립니다. 백화점에서 벌어지는 '갑질' 사건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자기는 VIP고객이니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합당한 요구도 아니면서 직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무릎까지 꿇리면서 사과하라고 행패를 부립니다. 하루 종일 종아리가 퉁퉁 붓도록 애쓰며 갑질을 참아내야 하는 직원도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딸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1912년, 타이타닉 호가 침몰할 때 일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백화점의 하나인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의 소유주였던 이시도르 스트라우스와 아내 아이다 불룬은 결혼 1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를 여행하고 귀국하던 길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본 그대로, 20미터 크기의 빙상과 충돌한 타이타닉 호가 가라앉기 시작했고 저마다 살겠다고 일시에 갑판 위에 몰려들었지만 구명정 보트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선장은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태우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스트라우스 부부는 1등실 승객이었기에 하녀와 함께 구명정에 승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명정에 타지 못한 부녀자와 아이들을 본 이시도르는 자신은 살 만큼 살았으니 아직 타지 못한 어린아이를 대신 태워달라고 부탁하고 배에 남았습니다. 그러자 아내 역시 남편과 마지막 길을 같이 가겠다고 함께 배에 남으며 구명정에 타는 하녀에게 밤바다가 추울 테니 자신의 모피코트를 입으라고 벗어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젊으니까 우리 몫까지 꼭 살아달라며 축복까지 해주었습니다. 스트라우스 부부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타이타닉 호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아이다 덕분에 살아남은 하녀 엘렌 버드는 훗날 그들 부부를 기억하며 '사랑과 헌신'이라는 말밖에 다른 표현이 없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자신의 운전기사를 발로 차고, 기분 나쁘다며 침까지 뱉는 대한민국의 일부 갑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예수님 마태오 복음 25장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왼쪽과 오른쪽에 나누시고는 오른쪽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늘나라를 차지해라." 예수님 말씀에,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이 묻습니다. "저희가 잘한 것이 무엇이기에 하늘나라를 차지하나요?" 예수님께서 이렇게 답하십니다. "너희는 내가 목마르고, 굶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히고,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그러자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이 또 물었습니다. "주님, 저희가 언제 그리하였나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 이어서 예수님께선 왼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뜻밖의 말씀에, 왼쪽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항변했습니다. "예수님, 저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속으로 들어가야 하나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목마르고, 굶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히고,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주지 않았다." 왼편 사람들은 다시 항변합니다. "저희가 언제 그랬나요? 주님이 그런 줄 알았으면 잘해줬을 텐데요!" 예수님 마지막 말씀은 이것입니다. "너희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심지어 온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무거운 죄를 지은 죄수조차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 안에 예수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판매사원을 무릎 꿇린 사람은 예수님을 무릎 꿇린 것이고, 아파트 5층에서 경비원에게 떡을 던진 사람은 경비를 서시는 예수님에게 떡을 던진 것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은, 바로 시장 상인의 목소리를 빌린 예수님의 말씀임을 이제 알겠습니다.
- 황창연 신부님의 행복 공감 에세이,「삶 껴안기」 中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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