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그래, 난 처음부터 거지였구나!”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6 조회수1,53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


   
독서: 코린토 1서1,26-31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호레이시오 스패포드(Horatio G. Spafford)는 시카고의 성공한 변호사였을 뿐 아니라 린드 대학교와 시카고 의과대학의 법리학 교수요 신학교 이사 및 운영 위원이었습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에게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1871년의 시카고의 대화재가 그의 전 재산을 쓸어가 버린 것입니다. 이 재난 직전에는 그의 아들도 잃었었습니다. 엄청난 시련 앞에서 스패포드와 그의 가족은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873년 그는 그의 아내와 네 딸과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가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며칠 후에 뒤따라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의 아내와 네 딸을 계획대로 배에 태웠습니다.

18731115, 많은 승객들과 함께 스패포드의 아내와 네 딸을 실은 프랑스 여객선은 뉴욕 항을 출발하여 순항하였다. 모두 깊은 잠이 든 22일 새벽 2, 그 배는 대서양 한 가운데서 영국 철갑선 라키언”(Lochesrn) 호와 정면충돌하였습니다. 배는 226명의 생명을 안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 와중에 스패포드의 딸들은 모두 배와 함께 잠기고 부인만 물위에 떠올라 구명정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9일 후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웨일즈의 카디프(Cardiff)에 도착한 스패포드의 부인은 혼자만 구조됨이라는 짤막한 전문을 남편에게 보냈다. 스패포드는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들을 잃고 정신없이 헤맬 부인이 걱정되어 부인을 데리러 가기 위해 배에 올랐습니다.

순항을 하던 어느 날, 선장실에서 차를 같이 하자는 전갈이 왔습니다. 차를 나누는 도중 선장은 딸들이 잠긴 물위를 지나게 될 것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는 선실로 돌아와 아픔과 슬픔으로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새벽 3시에 아직까지 체험해보지 못한 평안이 그의 마음에 깃들었습니다.

“It is well with my soul”(내 영혼은 편하다)

아침이 되자 스패포드는 주님이 주신 영감에 의해 기록한 이 시를 정리해 두었다. 얼마 후 카디프에서 부인을 만났는데 부인의 얼굴은 환히 밝아 있었습니다. 귀국후 작곡을 의뢰하여 이 유명한 찬송가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왜 주님은 믿음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 이러한 고난을 주는 것일까요? 우리는 욥기를 통해 그 이유를 잘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욥 또한 자신의 재산과 자녀들과 건강을 잃습니다. 잘못한 것이 없지만 주님은 모든 것을 가져가십니다. 그러나 욥은 오직 주님만을 찬양합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자신의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는 이유는 우리가 교만해져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얻었다고 착각하지 않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 의도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냈다고 여기는 이들을 주님께서는 반기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저도 무언가를 깨닫고 알게 되면 왜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했을까?’라고 생각하며 잘난 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거저 주신 선물임을 알고 한 순간에 모두 가져가실 수도 있음을 느끼게 될 때는 다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래서 깨달음도 주님께서 주시는 것이요, 내가 주님 앞에 설 수 있게 되는 것도 오로지 주님 덕이며, 구원도 나의 노력이 아닌 주님의 희생 덕분임을 알아야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과 타인 앞에서 자랑할 수 없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도 자랑하려는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의사로 잘 나가다 늦게 주님을 만나 목사가 된 박보영 목사는 가진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어 굶는 날이 많았습니다. 하도 배가고파 만두가게를 한참을 서성이며 바라보고 있을 때 무언가 하나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 난 처음부터 거지였구나!”

이 얼마나 큰 평화를 주는 깨달음입니까? 우리는 하루만 굶어도 배고파 살 수 없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주님은 먼지로도 우리보다 훨씬 귀한 자녀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 살게 해 주신 분도 하느님이시고, 나의 힘으로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리스도의 덕이며, 그리하여 우리는 당신 은혜가 아니면 ‘Nothing’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