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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9 월/ 겸손과 확고한 사랑의 결단으로 증거하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28 조회수1,084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 요한 세례자 수난 기념, 마르 6,17-29(16.8.29)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마르 6,25)



The Death of John the Baptist





겸손과 확고한 사랑의 결단으로 증거하는 삶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수난과 순교를 전해줍니다. 요한은 예수님으로부터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카 7,28)는 찬사를 들었고, 메시아의 길을 준비한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과 믿음 때문에 희생 제물이 되어 죽음을 맞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수난과 죽음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묵상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헤로데 대왕의 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세례자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습니다(마르 6,20).

그러나 헤로데는 자기의 소신대로 행동하지 않고, 헤로디아의 딸의 청을 받아들여 요한의 목을 쳐서 죽였습니다. 우리도 매일 일상의 삶에서 이런 선택과 결단에 직면하게 됩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예수님처럼 사랑의 십자가를 지는 결단입니다. 따라서 안일함과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자세가 요청됩니다.

다음으로 세례자 요한이 보여준 삶의 태도와 그의 생애가 뜻하는 바에 마음을 집중해 봅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벌써 기원전 1세기경부터 있었던 하스모니아 왕가의 처절한 왕위 쟁탈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곧 정치적으로 대단히 불안정하고 로마제국의 힘에 기대야 할 만큼 국력도 약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이 세례자 요한을 추종하였습니다. 따라서 정치권은 긴장하였고 그를 처치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는 여덟 번이나 결혼하여 열 명의 부인을 거느린 헤로데의 잘못을 고발함으로써 그의 미움을 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현실과 비굴한 타협을 하지 않고 사랑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하느님의 정의를 용감히 선포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례자 요한은 인간적인 명예를 누릴 처지에 있었으나 하느님의 일에 몰두하였고 겸손하게 자신의 분수를 지길 줄 알았습니다. 그는 ‘나의 말은 소리이지만 그분의 말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욱 작아져야 한다’고 하며 자기 본분을 잊지 않는 겸손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요한은 들꿀을 먹으며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고행과 극기의 삶을 살았으며, 결국 ‘주님의 길’을 준비하러 왔던 그는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는 겸손과 희생을 통하여 수난하시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미리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 또한 일상의 고통을 사랑으로 겪어냄으로써 주님을 증거해야겠습니다.

끝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정치와 종교의 충돌, 세속적인 사고방식과 신앙의 진리가 충돌할 때 나의 ‘신앙고백의 자리’는 어디인가에 대한 거룩한 고민이 요청된다는 것입니다. 신앙고백은 세례자 요한이 목숨을 바쳐 ‘주님의 길’을 준비하였듯이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은 신앙인들에게 처절한 투신이 요구됨을 가르쳐줍니다.

우리도 세례자 요한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선택하는 ‘거룩한 결단’을 하고, 겸손과 희생, 주님과 동료 인간을 위한 처절한 투신을 통해 주님께 한걸음 다가가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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