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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 목/ 복음이 되어 사람을 낚는 영혼의 어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31 조회수1,701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2주 목, 루카 5,1-11(16.9.1)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The call of Simon the fisherman





복음이 되어 사람을 낚는 영혼의 어부

루카가 전하는 제자들의 소명 사화는 마르코나 마태오복음과는 다른 신학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시면서 곧바로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많은 고기를 잡도록 해주심으로써 사랑의 체험, 당신과의 깊은 인격적 만남을 배려하신 뒤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숫가에서 그물을 씻고 있는 어부들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뭍에서 조금 떨어져 군중들을 가르치십니다(5,3). 부르심의 첫 단계는 말씀의 선포입니다. 고기 잡는 일상에 몰두해 있는 그들의 마음과 귀를 당신께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자신과 일로부터 떠나도록 준비시키신 것입니다.

시몬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5,5) 그는 자신의 오랜 경험에 따라 온힘을 다했으나 허탕을 친 것입니다. 자신의 한계와 어둠과 실망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그들은 더 많은 고기를 잡으려고 물고기를 향하여 그물을 던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밤은 하느님과 무관한 자기만의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5,4) 하고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는 피상적이고 현세적인 욕구 충족의 영역이나 자기중심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존재의 뿌리요 생각지 못했던 거룩한 내면입니다. 하느님께서 계시고, 참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지요. 따라서 그곳은 두려움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물은 고기가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향해, 그리고 복음이 되어 세상을 향해 던져야 했던 셈입니다.

우리는 혹시 하느님을 향한 내 영혼의 갈망과 주님 안에서의 삶의 변화가 아닌 세상의 현상과 흐름을 좇기 위해 그물늘 던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깊은 데’가 아닌 ‘얕은 데’에서 소중한 것을 찾으리라 믿으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깊은 데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초대는 나를 변모시켜주시려는 사랑의 개입입니다.

시몬이 예수님을 스승님이라 하며 그분의 말씀대로 그물을 내립니다. 그는 이미 세상의 소리, 생계유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겠다는 의지에서 떠나 저 깊은 데서 들은 주님의 음성을 순순히 따릅니다. 하느님을 만나 뵙는 영혼의 심연으로 마음과 눈길이 옮아감으로써 그는 이미 주님의 사람이 되었던 것이지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른 그들은 그물이 찢어지고 배 두 척이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습니다(5,6-7).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가득 찬 영혼은 그렇게 한없는 풍요를 체험합니다. 거기 함께 있던 이들은 몹시 놀라고(5,9-10), 주님의 사랑의 그물에 잡힌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5,8) 하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릅니다(5,10-11). ‘깊은 데’에는 고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에 따른 베드로는 사랑을 체험하고 하느님께로 눈길을 돌려 복음이 됨으로써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 것이지요.

우리 모두 겉도는 세상의 현상과 현세적 욕망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기다리시는 내 영혼 저 깊은 곳에 주님 사랑의 그물을 던지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참 나를 알아차리고, 주님의 뜻을 올바로 실행하는 복음이 되어, 그 복음의 그물로 사람을 낚고 세상을 밝히는 ‘영혼의 어부’가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이것이 복음선포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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