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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1. “주님,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1 조회수2,028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5,1-11(; 연중 22주 목)

 

   예수님께서는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시몬의 배에 타시어 군중을 가르치시고 난 다음, 시몬에게 이르셨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그러자 시몬이 말하였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5)

 

   사실, 일이 다 끝났는데도 굳이 다시 그물을 치는 일은 귀찮기도 한 일이었지만 먼저 자신의 앎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곧 고기가 없다는 것을 이미 밤새도록 확인한 그곳에 다시 그물을 친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하여 확인한 앎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고기 잡는 일에 있어서 프로였던 베드로는 먼저 자신의 앎을 내려놓았던 것입니다.

   이를 오늘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1코린 3,18)

 

   그렇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맞지 않다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바로 그곳에서 주님을 만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곧 자신의 앎을 내려놓은 바로 그 자리에서, 주님을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끌어올린 그물에서 많은 고기와 함께 자신의 많은 죄도 함께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참으로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주님 앞에서 주님을 부르며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는다는 것, 그것은 곧 주님에 대한 경배요 찬양이 됩니다.

   그는 그물을 치기 전에는 어떤 한 분 스승님을 만났을 뿐이었지만, 이제 그물을 치고 난 다음에는 오직 한 분 주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진정한 인격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앎을 버릴 때 찾아드나 봅니다. 곧 자신이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변화되는 대상이 될 때인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변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되는 존재인 까닭입니다. 곧 변화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까닭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앎을 버리고, 말씀을 수용할 때 생겨난 은총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이 선물, 이 은총을 수락해야 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변화는 하느님과 우리의 합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배를 몰고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리고 고기를 잡아야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시지만 무능하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자유롭게 동의하지 않을 때에는 무능하시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 변화를 원한다면, 아니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앎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수락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그 말씀의 성취를 통하여 우리는 변화될 것입니다.

마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5) 하고 말씀을 수락한 베드로에게서 진정한 변화가 생겼듯이, 우리에게도 그러할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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