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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4 주일/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한 떠남과 버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3 조회수1,047 추천수3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23주일, 루카 14,25-33(16.9.4)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33)




Sayings on Discipleship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한 떠남과 버림

루카복음사가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자세와 단호함을 되풀이해서 강조합니다(9,23-27; 9,57-62). 아마도 루카가 바라본 초기 공동체가 예수님을 따르려는 결단이 미흡했거나, 박해 상황에서 단호한 신앙의 결단이 요청되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중입니다. 그 여정은 적대자들에 의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군중들은 그분께서 자신들이 그리는 세상의 왕국을 세우러 가시는 것으로 착각하며 부귀영화를 꿈꾸었습니다. 이런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가 되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몇 가지 요건을 제시하십니다.

먼저, 자기 부모, 처자, 형제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14,26). 어법상 자신의 가족이나 자기 목숨을 자신의 십자가보다 더 사랑한다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늘 주님을 첫 자리에 두고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에서 보면 가족, 특히 아내와 자식은 소유의 관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그들의 문화적 배경에서 소유했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보다도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어려운 것이 자기 목숨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일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삶의 중심을 근본적으로 하느님께 두는 ‘존재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자아와 자신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리지 않고서는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룰 수 없으니 각성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이 제자가 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14,27). 누구든 행복을 바란다면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고통을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요. 십자가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다가온 고통에 짓눌려 거기에 주저앉아버리는 것, 그 고난을 자기 힘으로만 어떻게 해보려는 것 또한 소유의 일종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끝으로, 제자가 되려면 자기 소유를 다 버려야 한다고 하십니다(14,33).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것입니다. 그 하늘 나라는 저 먼 창공 위가 아니라 우리 삶의 현실 한복판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구원과 해방, 인간다운 삶의 상태를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려면 ‘무소유’의 상태가 되어야만 함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사랑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부르시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은 그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떠남’과 ‘버림’임을 알려줍니다. 주님을 만나려면,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받으려면 ‘나’로부터 떠나야 하고, 소유로부터 떠나야 하며, 하느님을 가리는 혈연, 학연, 지연 등 인연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지혜'이신 주님께 내 삶의 맡겨드리며,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가 되어, 내 삶의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는 행복한 제자의 길을 걸어갔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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