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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4 조회수1,61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3주일


< 자기 소유를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복음: 루가 14,25-33






 그리스도의 성면


 키예프 화파 작


  

<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 >

 

한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두 분은 오랜 냉담을 끝내고 온 분이고 미사의 맛을 잃은 고등학생 남자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두 분이 왜 냉담을 했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한 분은 본당 신부님이 신자들에게 너무 예의 없게 하는 것이 싫어 점점 나가지 않게 되었다가 오랜 냉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돌아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다가 누군가의 권유로 어렵지 않게 신앙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 자매님은 매우 이성적인 분이라 성경 처음 창세기부터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도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았고 그렇게 참 진리를 찾기 위해 다른 종교들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꿈에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고는 맘이 돌아섰고 지금은 이해되지 않던 것까지도 신앙으로 더 쉽게 이해가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냉담했던 이유가 당연했다고 느낄 수도 있는 위 두 분에게 그것은 당연할 수 없는 핑계임을 알려주려는 의도로 고등학생에게 바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넌 왜 냉담하려고 해?”

그는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엄마가 저에게 그렇게 말한 줄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춘기를 넘어서는 나이에 성당에 잘 나오는 게 더 이상하다고 믿어 그렇게 질문한 것입니다. 사춘기에는 모든 욕망이 커져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항상 옳고 육체적 즐거움을 좋아하는 것을 찾고 세상의 인기나 돈을 더 좋아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것을 바라면 하느님은 덜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렇게 물어본 것입니다. 그는 주저하며 운동하고 게임하는 게 더 재밌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각자 냉담이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는 그 냉담을 절대로 정당화 해 줄 수 없습니다. 그 학생이나 더 고급스러운 이유일 것 같은 두 자매님이나 결국 하느님보다는 자기를 더 좋아했기 때문에 신앙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신앙은 이 세상의 욕망들을 하나하나 끊어나가는 과정입니다. 욕망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어서 한쪽을 더 욕망하면 다른 쪽은 덜 욕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도 불광불급(不狂不及), 즉 미치지 않으면 다다를(미칠) 수 없다고 하며 어떤 일에서 성공하고 싶거든 그 일에 온통 몰두해야만 함을 가르칩니다. 몰두하지 못했기에 성공할 수 없었다는 말은 당연한 말이고 핑계가 되지 못합니다. 성공하고 싶었다면 몰두 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몰두란 말은 다른 것은 버리고 오직 그 생각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세계에서 유명한 광고천재로 알려지게 된 이제석씨는 환경오염 광고를 위해 공장굴뚝 밑에 총을 그려 넣어 하늘로 총을 쏘고 난 후 나는 연기가 굴뚝으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든가, 전쟁 반대 포스터를 그릴 때 비행기가 미사일을 쏘는 장면을 기둥에 둥글게 말아 그 미사일이 결국 자신을 향하여 오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던가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아이디어들을 내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의 책이 광고천재 이제석입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천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가 대학 다닐 때 냈던 학교 광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홍보하는 광고에 그는 그저 화장실의 휴지, 식판 위에 깔린 종이, 냅킨 등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화장실의 휴지에도 공책처럼 줄이 그어져있고 냅킨이나 식판 종이 위에도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그는 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한 생각을 하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어디에서든 그 아이디어를 적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는 광고 천재가 아니라 천재가 되기 위해 다른 모든 생각들을 끊었던 사람인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것에 미칠 수 있어야 세상에서도 정상에 오르는데 우리가 구원받는 일에 있어서는 얼마만큼 주님께 몰입해서 살아가는지 되돌아볼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누구든지 당신께 오면서 세상 애정이나 자기 자신까지 미워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으니 시작도 안 하는 것이 낫겠다는 듯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람이 집을 짓다가 도중에 포기하는 바에야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께 몰입하기 위해 세상 모든 애정을 끊을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것입니다. 마치 욥이 이 세상의 모든 애정, 즉 자녀들, 아내의 존경, 친구들, 자신의 건강, 모든 재산까지 다 잃고도 주님을 찬미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의 애정에 사로잡혀 있으면 애인과 헤어졌거나 자녀가 일찍 사망했거나 사업이 실패하는 등의 불행이 닥치면 신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마라톤과 같고 오랜 순례와 같고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그만큼 끝까지 가기는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군대 제대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행군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전병이고 말년이기 때문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인다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보통 행군은 너무 힘이 들어 어떤 이들은 총을 가볍게 하기 위해 노리쇠를 빼기도 합니다. 근데 그렇게 요령을 피는 사람들이 나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선배이기 때문에 이 후배들을 끝까지 데리고 들어와야 하는 책임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총을 다 들어주다가 결국 제 무릎 양쪽 인대가 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갑자기 운동하면 한번 늘어난 고무줄이 또 늘어나기가 쉬운 것처럼 인대가 쉽게 늘어납니다. 그러면서 그때 과연 내가 했던 행동이 옳은 행동이었나?’를 고민해봅니다.

내가 들어주지 않았어도 그들이 끝까지 책임감 있게 들고 들어왔어도 되었는데 어쩌면 내 자신의 명예를 위해 그들의 것까지 필요이상으로 도와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들어주지 않았어도 어찌 되었건 행군은 잘 끝났을 것입니다. 여기엔 저의 명예욕도 들어있음을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좋은 이미지로 제대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시는 말씀을 알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세상 모든 것,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포함해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고 끊지 않으면 점점 내가 무거워져 주님을 끝까지 따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거절을 잘 못하는 이유도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떠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신부님께서 산티아고길 순례를 40일가량 하시고 나서 그 소감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처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발할 때는 짐이 많은데 도착할 즈음에는 아주 최소한의 짐만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양말이 두 개면 번갈아 신을 수 있고, 그것은 속옷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무게가 나가는 것을 하나하나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버릴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결국 나의 짐이 되고 나를 괴롭히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옵니다. 게임만 좋아하는 아이들이 그 게임 때문에 행복해 보입니까? 우리는 압니다. 그도 언젠가는 그 게임이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음을 알 게 될 날이 오리라는 것을. 그리고 과감히 그것을 끊어버리게 될 것임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도 우리 모든 애정을 버리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는 곳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창세기 특강 안내

 

. 목 적 : 창세기 공부를 통해 믿음을 키우고 구원에 대한 확신을 얻게 하여 감사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함

. 대 상 : 전 신자(성직자, 수도자 포함)

. 날 짜 : 2016.9.12. ~ 2016.11.21.(매주 월요일)

. 시 간 : 10:30~14:30(오전 두 시간, 오후 한 시간 강의; 시작과 끝 마침 미사 있음)

. 참 가 비 : 120,000(수도자 100,000/ 중식 포함)

. 피정지도 :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전삼용 요셉 신부

. 문의 및 신청 : 031-8057-0177(영성관 사무실)

.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절대 후회 없으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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