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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5."손을 뻗어라"-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5 조회수1,294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6,6-11(; 연중 23 )

 

   어제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한 것이며,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선언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는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드러내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는지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루카 6,9)

 

   그들이 입을 열지 않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손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합니다.

손을 뻗어라(루카 6,10)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란? 마치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 가슴에 자기 뜻을 꼭 움켜잡고 있듯이, 손에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움켜쥐고 있는 바람에 형제들과 주고받고를 못하고 있는 불통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고집 때문에 완고해져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느님과 형제들과 단절되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혹 나도 지금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있어 형제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런데, 대체 왜, 언제부터 쥐게 되었을까?

 

   묘한 것은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손을 꼭 쥐고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분명, 에덴에서부터 쥐었습니다. ‘선악과를 손에 움켜쥐었고, 교만과 불순명과 탐욕을 움켜쥐었습니다. 그러니 손 오그라든 이는 바로 모든 그리스도인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것을 따먹고 높아지려 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추락이었습니다. 금단을 어기고 자유를 행사했지만,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속박이었습니다. 욕심을 부려 자신을 채웠지만, 그것은 오히려 단절과 죽음이었습니다.

   결국, 움켜쥐는 것은 추락이요 속박이요 죽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손을 꼭 움켜쥔, 손이 오그라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범죄한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나무 잎으로 앞을 가리고 나무 뒤에 숨어 있듯, 귀퉁이 기둥 뒤에 숨어 있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운데 서라(루카 6,8)

   어둠 속에 숨어있는 저희를 빛으로 불러내십니다. 당신 면전에로 불러내십니다. 자비와 치유에로의 부르심입니다. 생명과 구원에로의 부르심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손을 뻗어라(루카 6,10)

 

   오그라든 손을 편다는 것은 단지 움켜 쥔 것을 놓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놓는 것을 넘어 손에 고난과 은총의 못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구원입니다. 손을 펴시어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손을 펴시어, 십자가에서 못을 받아들이시고 구원의 피, 화해의 피를 흘리신 까닭입니다. 첫 아담이 움켜쥔 손을 펴시고, 새 아담이 되신 까닭입니다.

 

  오늘 우리는 손을 펴고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손을 뻗어 사랑을 건네주기보다 자애심과 이기심을 채웠던, 손을 뻗어 위로하기보다 돌팔매질했던 그 손을 말입니다.

   이제는 움켜쥔 것을 놓아야 할 일입니다. 마음을 풀고 손을 펴야할 일입니다. 그리고 구원자이신 그분을 모셔야 할 일입니다. 그분을 마음에 품고 구원된 자로 살아야 할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 손이

   당신 구원을 전하는 손,

   당신 사랑을 건네는 손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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