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9.6 화/ 사랑의 부르심과 사랑을 위한 헌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5 조회수1,327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3주 화, 루카 6,12-19 (16.9.6)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6,12-13)





The Mission Of The Twelve Apostles





사랑의 부르심과 사랑을 위한 헌신

루카복음사가는 ‘제자들’과 ‘사도들’을 구분하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전도를 하시다가 제자들을 부르시고, 다시 병자 치유 등 전도 활동을 하시다가 제자들 가운데서 열 두 사도를 뽑았다고 전합니다. 이는 전도 활동을 시작하시기 전에 곧바로 제자들을 부르신 것으로 전하는 다른 복음들과 사뭇 다릅니다(마르 1,16-20; 마태 4,18-22; 요한 1,35-51).

복음사가는 제자들의 소명이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것이므로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시고, 그 사랑을 체험함으로써 부르심에 응답하게 됨을 알려주려 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는 뽑힌 이들을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그분에게서 부활선포의 사명을 받은 이들을 일컫는 ‘사도’라 부름으로써 그들의 소명이 영예롭고 고귀함을 드러내려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협력자를 뽑으시기 전에 산으로 나가시어 밤새도록 기도하십니다(6,12). 계속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반대와 저항에 맞서야 하는 밤과 같은 상황을 맞으신 것입니다. 또 세상은 빛으로 오신 당신을 거부하고, 집단적 이기주의와 종교적 편견, 죄악의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밤에 빛이신 하느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계시와 기도의 장소’인 산으로 올라가 밤새도록 기도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위한 하느님의 사람들을 뽑으시기 위해 하느님께 일꾼을 청한 것입니다. 그만큼 사도들을 선택하는 일은 중요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봉사를 통해 구원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습니다.”(6,13). 세상의 밤을 물리치기 위해 오직 하느님과 함께하신 다음에야 하느님의 사람들을 뽑으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인간과도 상의하시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뿐 아니라 인간적인 재능과 성장배경, 성품, 재물의 소유 정도 등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오직 모든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부르셨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 비추어 예수님의 따르는 제자들인 우리의 소명과 제자직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능력이나 조건,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철저한 주도권에 의해 사랑 때문에 사랑을 위해 불린 우리임을 기억해야겠지요.

나아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불린 우리는 인간 경시, 불평등과 불의, 빈곤과 전쟁, 성차별, 권력의 횡포, 국민주권의 무시 등 수많은 사회문제와, 복음에 투신하지 못하고 신앙인다운 선택을 하지 않는 교회의 답답한 현실 그 한복판으로 파견되었음을 또렷이 의식해야 할 것입니다.

빛이 없는 어둠 가운데서 그 어둠을 물리치고 빛으로 바꿔나가는 것은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밤새워 기도하시며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따르셨던 예수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이들이 바로 그분의 제자들입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며 예수님을 따를 때 우리는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의 도구, 정의의 활로가 될 수 있겠지요.

오늘도 먼저 사랑을 보여주시고 사랑의 길로 나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품고,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사랑의 연장’이 되어 주님을 추종하는 헌신과 투신의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