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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9 금/ 먼저 나부터 밝히고 닦는 겸손과 지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8 조회수1,94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3주 금, 루카 6,39-42(16.9.9)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루카 6,39)




The parable of the blind leading the blind






먼저 나부터 밝히고 닦는 겸손과 지혜

예수님께서 위선자들을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6,41-42)

공자께서도 비슷한 이치를 가르치셨습니다. "자기를 닦고 어떤 것이든 경건하게 받아 들여야 하며, 자기를 닦아 남들을 편안하게 해야 하고, 자기를 수양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修己以敬, 修己以安人, 修己以安百姓/ 논어, 憲問 제44장) 이는 송대(宋代) 학자들에 의해 수기치인(修己治人)으로 표현된 유교의 이상입니다.

유교에서 인(仁)의 본질은 사랑이요, 인은 수기치인을 통해 실현됩니다. 수기(修己)란 인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 자아(自我)의 도를 완성시키고 하늘을 섬기는 것을 말합니다. 치인(治人)이란 인을 실현하여 자아를 완성한 인격이 됨으로써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고 다른 사람의 인격도 완성되는 것을 뜻합니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소에 있는 어느 주교의 비문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려고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내어 내 나라를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어느 날 한 어머니가 간디를 찾아와 아들이 설탕을 끊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청하자, 간디는 보름 뒤에 아들을 다시 데려오면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그녀가 간청했으나 그의 답은 같았습니다. 보름 후 간디는 다시 찾아온 아이에게 "설탕을 먹으면 건강을 해치니 먹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하고 말하자 그 아이는 끊겠다고 약속합니다. 간디가 보름 후에 다시 오라고 한 것은 아이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 하기 전에 자신부터 설탕을 끊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들도 남을 이끌고 가르치기에 앞서 나부터 밝히고 닦아야 마땅합니다. 자신을 닦는다는 것은 자신의 기준과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힘쓰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실천적 행동에 비추어 자신을 닦아야 합니다.

나를 닦는다는 건 나를 알아차리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 그분의 뜻 안으로 철저히 들어갈 때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나를 안다는 것은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 온전히 머물게 됨으로써 사랑이 되고 복음이 되며 하느님을 반사하는 거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영이 나를 휘감게 되는 상태로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선이신 하느님을 바라보고 알아차릴수록 우리는 죄와 허물투성이로 어둠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어둠과 죄를 보지 못한 채 남의 탓만 하는 위선에서 벗어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남을 탓하고 남의 허물을 문제 삼기에 앞서 나 자신부터 사랑과 덕을 품고 빛 가운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하느님께로 이끌려면 내 영혼의 눈을 맑게 하고, 내 안에 선과 정의와 평화와 사랑이 있어야겠지요. 남을 이끌기 이전에 게으르고 하느님과 무관하게 살려는 방만한 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나를 닦아야 합니다.

오늘도 푸르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순수한 영혼을 지닐 수 있도록 주님의 영을 갈망합시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내 안으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허물과 어둠부터 알아차리며, 겸손하고 너그럽게 다른 이들을 품고 배려하는 넉넉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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